『고백』은 최명숙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 최명숙 시인은 이해하기 쉽고 공감이 잘 되는 시를 쓰려고 노력해 왔다. 저자는 이 시집에서 친숙한 일상어와 감각적인 이미지를 통해 사랑, 감사, 그리움, 일상에서의 발견과 깨달음, 시련의 극복 등을 노래하였으며, 긍정적이고 따뜻한 감성과 삶에 대한 통찰을 현대시의 정통적인 기법으로 견고하게 구조화하였다. 일반적인 시집과는 달리 이 시집 『고백』은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각 시마다 붙어 있는 독특한 컬러 시집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삶의 힘이 되어 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사랑과 위로, 격려일 것이다. 공감하고 소통하는 데서 오는 기쁨일 것이다. 그것들은 돈이나 권력이나 지위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다.
“그대의 꽃잎으로 나의 마음을 물들이다”라고 읊는 최명숙 시인은 사랑과 위로와 격려가 자신의 삶에 큰 힘이 되어 주었음을 고백한다. “고단한 이웃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기 위해” 자신의 꽃다운 젊음과 소중한 것들을 희생하는 가족과 친구들과 이웃 덕분에 자신이 뜨거운 햇볕을 견디고 “삶의 줄기에 보랏빛 꽃들을” 피울 수 있었다고 감사해한다. “삶에도 추위가 있어서 … 추위에 몰린” 채 외로움을 견뎌야 했던 때에 들꽃 같은 친구들이 보여 준, “사랑으로 가득 찬” “작고 소박한 위로” 덕분에 “삶의 비바람 속에서 굳건해질 수 있었”다고 토로한다. 가까운 이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느낀 “부드러운 기쁨”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었는지 보여 준다.
시인 최명숙은 이제 감사한 마음으로 사랑과 위로와 격려를 독자들에게 시로써 전하고자 한다. 자신의 시들이 독자들에게 삶의 힘이 되어 주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며 깨달은 기쁨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그래서일까? 최명숙의 시는 따뜻하다. 삶의 짐 때문에 좌절하기 쉽고, 삶의 상처들 때문에 “가라앉기 십상”인 당신이 두려움 없이 날아올라서 “산도 물도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받쳐 주고, 띄워 주고, 밀어 주고 싶다고 노래한다. 삶의 시련 앞에서 긍정의 힘을 잃고 슬픔에 잠긴 당신에게 “울지 마, 괜찮아 … 구름 뒤엔 언제나 해가 있잖아” 하며 시로 쓴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우울한 당신에게 “일어나라 그대여 / 지금은 그저 짧은 겨울일 뿐이다”라고 위로한다.
이 시집 『고백』의 시들이 그러한 사랑과 위로와 격려와 함께 강력한 힘으로 진정성 있게 우리에게 다가와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보다 삶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서정과 감성의 토대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각 시들에 나타난 시인의 소망과 삶의 자세에 독자들은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 최명숙은 높고 밝고 크고 단순한 삶을 지향한다. “하늘의 빛으로 온몸을 채울 거야”라고 결심하면서, “걸림돌과 방해물을 품고” “숲을 키우는 산처럼” “넉넉하고 큰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바람이 없다면” “그대의 아름다운 눈빛도” 볼 수 없을 거라고 노래하면서, 포용력 있는 자세로 삶의 시련이 갖는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모든 빛깔을 삼킨” “겨울나무처럼” 단순한 삶을 살고자 한다. “지금의 너를” “기쁨으로 품으리”라고 노래하면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자 한다. 시인 최명숙은 또한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앞에 있어도 두드러지지 않고 / 뒤에 있어도 치이지 않는”, “발밑의 작은 나무들도 키우는” 공동체를 꿈꾼다. 편을 가르고 다른 사람을 소외시키는 삶의 태도와 “좁아지고, 외로워지고, 가엾어[지는]” 삶의 모습을 경계한다. “뿌리들을 서로 엮[고]” 연대하여 개인과 사회에 불어치는 “강풍”을 견디자고 호소한다. 자신의 재물과 재능과 시간과 힘을 이웃과 나눌 때 그것들은 오히려 “커지고 / 넓어지고 / 늘어나고 / 부풀어 오[른다]”라고 노래함으로써 역설적인 나눔의 미학을 보여 준다.
이 시집 『고백』은 4부로 되어 있다. 1부에서 시인은 사랑과 그리움, 감사를 노래한다. 2부에서는 사회와 사회적 관계에 대한 시인의 생각과 느낌을 보여 준다. 3부의 시들은 개인적 소망과 정신적, 영적 추구의 내용을 담고 있다. 4부의 시들은 일상적 삶과 자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 준다. 독자들은 최명숙의 시를 읽으면서 감동과 함께 내적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시와 그림이 서로 소통하며 보여 주는 독특한 감성적 이야기들에 매료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집은 선물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서문
1부 그대의 꽃잎으로 나의 마음을 물들이다
고백
봉선화 1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
손편지
그리움
바람의 말
사월의 편지
당신에게서 전화를 받은 날
사과나무
민들레꽃
감사
담쟁이
쓸쓸한 바다
허물어진 축대
네가 떠난 그 자리에
또다시 봄이 오고
오월에 쓰는 편지
구름과 나무
너
문자메시지
2부 지금의 너를 기쁨으로 품으리
봄에는 봄의 생각을
동피랑 마을에서
쓰러져서는 안 되는 이유
죽은 잎
자작나무 숲
장지동 비둘기
새똥
어린 라일락나무에게 주는 조언
검은 물
동그라미
담
목련꽃 지는 날
영향
상생폭포
시든 장미는 자랑스럽다
고구마
그 산의 계단
내게로 오는 너
멀리서 보는 단풍처럼
희망이 문을 열고
크로아티아의 새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보며
우울한 그대에게
3부 그대의 별이 뜨는 곳으로
지도에 없는 길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낙엽 지는 날 문득 그대가 생각나
봉선화 2
방음벽
개심
그대가 아니었다면
동행
그대에게 가는 길
수로교(水路橋)
브라이스 캐니언에서
추위에 몰린 내 앞에
중국 태항산을 지나며
6월의 숲길을 걸으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든
4부 비운 자만이 남길 수 있기에
산을 오르며
나의 하루
단풍나무의 꿈
자격
노을 앞에서
바람과 꽃만 있어도
알람브라 궁전에서
슬픈 노래가 좋은 이유
실망하는 이유
바람이 없다면
결심
곡선
군자란
파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