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리들이 봄이 오면 꽃이 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꽃이 피어나기 때문에 봄이 오는 것이다.
꽃이 없는 봄을 우리는 상상할 수 없다. 만약 이 대지에 꽃이 피지 않는다면 봄 또한 있을 수 없다. 꽃은 우연히 피지 않는다. 계절의 순환에 따라서 꽃이 피고 지는 것 같지만, 한 송이 꽃이 피기까지는 인고의 세월이 받쳐 주고 있다.
모진 추위와 더위, 혹심한 가뭄과 장마, 이런 악조건에서 꺾이지 않고 꿋꿋하게 버텨온 나무와 풀들만이 시절인연을 만나서 참고 견뎌온 그 세월을 꽃으로 혹은 잎으로 펼쳐 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꽃과 잎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들 자신은 이 봄날에 어떤 꽃을 피우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스님은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타인과 자연에서 분리되어 홀로 가는 게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을 둘러싼 자연과 함께이며 그 자연에 발자국을 새기는 사람 모두와 함께해야 하는 것이 삶이라는 것이다. 『피안으로 가는 길』은 그러한 믿음으로 한평생을 살아왔으며, 남은 삶 또한 자연 안의 한 인간으로서 ‘자연주의 철학’을 펼치고 계신 한 노스님의 마음 따듯한 이야기다. 어느새 쌓인 그의 짧은 생각들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진 게 부끄럽기 그지없다며 얼굴을 붉히는 스님과 그의 이야기에 마음을 빼앗긴다.
인사말
제1부 꽃이 피는 진리
꽃이 피는 진리
삶의 의미
깽깽이풀꽃
반딧불이
가을바람
잡초
길고양이
야생화
탐욕의 인과
문화재 관리
제2부 출가의 길
출가
주리반특의 수행
기도하는 마음가짐
참선은 실천
참회의 인연
화중생련
지혜와 자비
화창한 봄날
삶의 여백
제3부 사람의 향기
사람의 향기
무망(無望)한 아침
경계(儆戒)하는 법
참새처럼
제로섬(zero-sum)
하얀 거짓말
사돈의 8촌
다른 것과 틀린 것
배려와 변명
정, 나누는 기쁨
제4부 자연과 하나 되어
수륙재
소중한 인연
두루미와 인간
달무리와 멍석
자연의 습격
살기 좋은 나라
세 부류의 인간
생명 사랑
도피안사와 나룻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