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8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은 공연 및 스포츠 경기의 입장권 거래에 관하여 ‘부정구매’와 ‘부정판매’를 구분하고, 매크로 등 기술적 수단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도 일정한 재판매행위를 규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암표거래와 소비자피해를 방지하려는 입법목적은 정당하지만, 개정법은 부정판매를 부정한 취득행위와 충분히 연계하지 않은 채 최초 판매자의 동의 여부, 구입가격 초과 여부 및 ‘상습 또는 영업’이라는 기준에 따라 규율한다는 점에서 과잉규제의 우려가 있다. 공연·스포츠 입장권은 특정한 공연이나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계약상 권리를 표창하는 권리증표로서, 일반적인 입장권의 관람권은 원칙적으로 양도 가능한 채권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적법하게 취득한 입장권의 양도를 최초 판매자의 동의에 종속시키는 것은 채권양도의 자유와 계약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공식 재판매플랫폼을 통한 유통시장 통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최초 구입가격을 재판매가격의 획일적 기준으로 삼는 방식은 다이내믹 프라이싱 등 최초 판매시장의 가격결정 자유와 비교할 때 규제의 형평성 문제를 발생시키며, 과도한 재판매 금지는 거래를 음성시장으로 이동시켜 위조·중복 판매, 판매자 신원 은폐 및 환불거부 등 소비자피해를 오히려 확대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부정판매의 개념을 매크로, 보안조치 우회, 허위계정, 구매수량 제한 회피 등 부정한 취득행위와 연계하고, 최초 판매자의 동의요건을 폐지하여 양도제한을 안전관리·할인자격 확인 등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 한정할 것을 제안한다. 아울러 가격통제 중심의 규제를 거래정보와 총가격의 투명성 확보로 전환하고, 영업적 재판매자와 중개플랫폼에 대해서는 등록·관리, 신원확인, 진위보증, 대금보호, 환불 및 분쟁처리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개인의 일회적·비영업적 양도에는 적용 제외 또는 안전지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제재 역시 부정수단의 사용, 거래규모, 취득이익, 소비자피해와 피해회복 여부에 따라 단계화하여야 한다. 결국 입장권 거래법제는 ‘재판매의 금지’가 아니라 ‘부정취득의 엄격한 규제와 안전한 재판매의 제도화’를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채권양도의 자유, 거래질서의 공정성 및 실질적인 소비자보호를 조화시킬 수 있다.
공연과 스포츠 경기의 티켓은 한 장의 종이 또는 모바일 화면 속 QR코드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여러 사람의 약속이 담겨 있다. 주최자는 정해진 조건에 따라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관객은 대가를 지불하며 그 약속을 믿는다. 티켓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다시 판매하는 순간에는 최초 구매자와 새 구매자, 주최자와 예매 플랫폼의 이해관계가 교차한다. 『티켓거래와 법』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계약법을 전공한 덕성여자대학교 박정인 교수는 민사법을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노동, 공연, 영화, 기술 라이선싱, 연구보안 등 여러 분야의 협상·거래·계약 문제를 연구해 왔다. 다양한 분야의 표준계약서 제·개정 연구를 수행하며 쌓은 경험은 티켓을 단순한 판매 물품이 아니라 여러 당사자의 권리와 의무가 연결된 거래로 바라보게 했다.
저자가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2024년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가 수행한 부정판매 입장권 관련 연구용역이었다. 인기 공연과 경기의 티켓을 둘러싼 갈등을 살펴볼수록 질문은 복잡해졌다. 구매한 티켓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행위와, 이익을 목적으로 티켓을 대량 확보해 되파는 행위를 같은 기준으로 다루어도 될까? 거래의 자유는 어디까지 인정되어야 하며, 소비자 보호와 공정한 관람 기회를 위해 국가는 어느 지점에서 개입해야 할까?
『티켓거래와 법』은 이 질문에 성급하게 하나의 답을 내놓기보다 티켓거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차례로 살핀다. 티켓을 구하려는 관객에게는 접근 기회의 공정성이 중요하다. 사정이 바뀌어 관람하지 못하게 된 구매자에게는 합리적인 양도 방법이 필요하다. 주최자에게는 관람 환경과 판매 조건을 관리할 필요가 있고, 플랫폼에는 거래 과정의 신뢰와 분쟁에 관한 책임이 따른다. 어느 한쪽의 권리만 강조해서는 현실의 문제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이 책이 주목하는 것은 규제의 필요성뿐 아니라 규제의 범위와 방법이다. 부정한 방식의 티켓 확보와 과도한 재판매로부터 관객을 보호하면서도, 정당한 양도와 거래까지 막지 않으려면 무엇을 구별해야 하는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주최자, 판매자, 구매자, 플랫폼은 각각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저자는 계약과 거래의 관점에서 이러한 쟁점을 검토하며 티켓 시장에 필요한 질서를 독자와 함께 생각한다.
티켓을 손에 넣는 과정이 관람 경험의 시작이라면, 그 과정의 신뢰 역시 문화와 스포츠를 누리는 권리의 일부다. 『티켓거래와 법』은 티켓을 둘러싼 갈등을 일시적인 ‘암표 문제’로만 보지 않고, 변화하는 거래 환경 속에서 자유와 공정성, 소비자 보호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묻는 책이다. 공연·스포츠 산업 관계자와 법률가, 정책 담당자는 물론 티켓을 구매해 본 모든 독자에게 익숙한 경험을 새로운 법적 질문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들어가면서
공연·스포츠 관람티켓 거래 과잉규제의 심각한 문제와 개선
제1장 문제의 제기
제2장 입장권의 채권적 성질과 양도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
제3장 부정한 구매수단과 무관한 재판매 규제의 비례성 문제
제4장 구입가격 기준과 ‘상습 또는 영업’ 개념의 불명확성 및 규제 형평성
제5장 재판매시장의 음성화와 실질적 소비자보호의 약화
제6장 부정판매의 개념을 부정한 취득행위와 연계의 필요성
제7장 최초 판매자 동의요건의 폐지와 양도제한의 객관적 기준 마련
제8장 가격통제에서 거래투명성 규제로의 전환
제9장 재판매업자 및 중개플랫폼의 등록·관리제도 도입
제10장 개인 간 양도에 대한 적용 제외와 안전거래제도 마련
제11장 행위의 위법성에 상응하는 단계적 제재체계 구축
제12장 소비자보호 중심의 통합적 입장권 거래제도로 전환
맺음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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