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자 물이 끓는 동안
70번 봄이 오고 딱 한 번 연애를 하고
70번 바닥에 엎드려 반성문을 읽었다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흘러가리라
아픈 상처만 고스란히 퇴적층처럼 쌓여
흐르지 못하는 마음속의 강
기껏해야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는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
슬픔에 대한 얘기이겠지만
나는 내 방식대로 행동하고
하고 싶은 얘기 하며
그럭저럭 씩씩하게 늙어가고 있다
삶에 대해 특별한 의미는 없다
헤이 꼬리치레도롱뇽 반가워
_‘지은이 말’ 중에서
『안젤리나를 위한 E 마이너 왈츠』는 동두천의 오래된 풍경과 노동의 현장, 베이비부머 세대의 기억, 늙어가는 삶의 모습을 솔직하고 거침없는 언어로 담아낸 시집이다. 지나간 시대의 상처와 잊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돌아보는 한편, 일상의 소소한 풍경과 가족, 그리움, 노년에 대한 생각까지 시인의 삶 가까이에 놓인 장면들을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슬픔과 고단함 속에서도 이 시집은 왈츠와 블루스, 빗소리와 오래된 노래처럼 음악적인 감각을 곳곳에 녹이고, 익살과 해학을 더해 상처 입은 삶을 다시 바라본다.
1부
동두천
여름과 가을 사이
불을 지피며
고드름 공화국
오후 1시에서 5시 사이
카페에서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봄이 오면 산에 들에
11월에 내리는 비
느그들 거서 뭐 하노
상패동에 가면
몽키하우스
2부
안젤리나를 위한 E 마이너 왈츠
아들아
옥정지구 이편한세상 C블록 7번 게이트
덕계역에서
벌레의 꿈
거래처 가는 길 1
거래처 가는 길 2
거래처 가는 길 3
입동 지날 즈음
비 마이너 워
엄지 척
강천사
3부
부실한 시장
어느 날 저녁 무렵에
아빠 어릴 적에
괄호 열고 괄호 닫고
베이비부머 잔혹사
작은 음악회
칠십 즈음에
빗소리에 대한 소소한 생각들
프로필에 대하여
깔따구와 전쟁
선유도 가는 길
4부
화투의 계보
페이드 아웃
공터에서 1
공터에서 2
참새의 크리스마스
핸드폰 지문을 지우며
밤늦은 풍경
어메이징 그레이스 체로키
북도의 봄
집으로 가는 길
풍경
5부
두레 굿 영자
두레 굿 춘자
두레 굿 리사
두레 굿 미자
두레 굿 옥자
친구
굼벵이가 살아가는 두 가지 방정식
농사 제대로 짓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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