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단어는
처음에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태어났다
말은 처음부터 상처가 아니었다. 사랑은 처음에 명령이 아니었다. 기도는 거래가 아니었다. 돈은 왕이 아니었다. 성공은 비교가 아니었다. 가족은 감옥이 아니었다. 희망은 현실을 지우는 포장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인간의 입으로 내려온 단어들은 자주 비틀어졌다. 사랑한다는 말은 “내 뜻대로 해”가 되었고, 걱정한다는 말은 “너는 틀렸다”가 되었으며, 괜찮다는 말은 울음을 덮는 뚜껑이 되었다. 돈은 사람 사이를 흐르는 길이 아니라 사람 위에 앉은 왕이 되었고, 성공은 자기답게 피어나는 일이 아니라 남보다 높이 올라가는 일이 되었다.
『별들의 무희가 시작되고』는 단어들이 인간 세계에서 겪는 왜곡과 회복을 그린 우화소설이다. 태초의 밤, 별들의 무희, 첫 단어라는 우주적 상상에서 출발하지만, 이야기가 끝내 도착하는 곳은 시장 골목과 밥상이다. 콩나물국, 고등어, 국밥, 병원 대기실, 장례식장, 회사 회의실, 가족 단체방, 아이들의 말 벌금통 속에서 단어들은 다시 살아난다.
이 책은 묻는다. 지금 우리가 쓰는 말은 사람을 살리는 쪽으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사람을 작게 만드는 쪽으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조용히 권한다. 잘못 말했으면 멈추라고. 상대가 어떻게 들었는지 보라고. 다시 말해보라고.
삶은 한꺼번에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 말 하나는 달라질 수 있다. 오늘 밥 한 끼는 같이 먹을 수 있다. 오늘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다. 오늘 고맙다고 말할 수 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고 말할 수 있다. 오늘은 대단한 날이 아니라, 다시 말할 수 있는 날이다.
『별들의 무희가 시작되고』는 단어들의 기원과 인간 세계에서의 왜곡, 그리고 다시 태어나는 말의 가능성을 그린 장편 우화소설이다.
작품은 태초의 밤에서 시작된다. 별들의 무희가 발끝을 들자 우주가 열리고, 첫 단어가 태어난다. 첫 단어는 자기 이름을 모른 채 인간 세계로 내려온다. 그곳에서 그는 사랑, 기도, 돈, 성공, 가족, 희망, 밥, 미안, 괜찮아 같은 단어들이 어떻게 쓰이고, 어떻게 다치며, 어떻게 다시 살아나는지를 목격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거창한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있다. 시장 골목의 순덕, 고등어 장수 영복, 취업 준비생 도윤, 회사원 박 팀장, 가족 안에서 지쳐가는 미정, 병원 대기실의 은주, 기다림이 긴 노인, 그리고 단어를 덜 망가뜨린 아이들.
이들은 완벽하지 않다. 자주 잘못 말하고, 늦게 사과하고, 사랑을 불안으로 바꾸고, 성공을 비교로 오해한다. 그러나 그들은 조금씩 배운다. 말하기 전 멈추는 법, 자기 마음의 이름을 정확히 부르는 법, 늦었지만 다시 말하는 법을.
이 소설은 결국 하나의 낮은 질문으로 돌아간다.
지금 내 말은 사람을 살리는 쪽으로 가고 있는가.
프롤로그: 밤의 첫 떨림
1부 태초의 밤, 말이 없던 자리
1장. 태초의 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2장. 무희가 발끝을 들다
3장. 우주가 그만 터져버린 날
4장. 첫 단어는 자기 이름을 몰랐다
5장. 사랑은 처음에 아주 조용했다
6장. 밥이라는 단어가 태어났을 때
2부 단어들이 인간의 입으로 내려오다
7장. 인간이라는 이상한 생물
8장. 인간의 입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9장.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명령이었다
10장. 기도는 하늘 고객센터가 아니었다
11장. 돈은 지갑에 있어야 했는데 왕좌에 앉았다
12장. 성공은 키가 너무 커져서 사람을 못 봤다
3부 웃기고 슬픈 사람들
13장. 시장 골목의 철학자
14장. 가족이라는 따뜻한 감옥
15장. 회사는 오늘도 회의를 낳았다
16장. 병원 대기실에서 희망이 졸고 있었다
17장. 장례식장에서 웃음이 조심히 앉았다
18장. 아이는 단어를 덜 망가뜨렸다
4부 단어들의 반란
19장. 어느 날 단어들이 파업을 시작했다
20장. 진심 자막이 보이기 시작했다
21장. 사랑이 입을 닫은 날
22장. 돈이 지나온 얼굴들
23장. 성공의 꼭대기에는 바람만 많았다
24장. 첫 단어가 울었다
5부 다시 태어나는 말
25장. 진심은 늘 늦게 도착했다
26장. 다시 말하는 법
27장. 밥상 위의 우주
28장. 별들의 무희가 다시 웃었다
29장. 오늘이라는 단어
에필로그: 다시, 밤의 별들이 춤추고
작가의 말
부록: 아직 끝나지 않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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