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에 오르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는데 옆쪽에 석굴암을 보수할 때 나왔던
천 년 전 잔해들이 야외에 그냥 방치되어 있었다.
울퉁불퉁한 그 잔해를 만지며
아버지는 말했다.
천 년 전 석공과 악수하는 것 같다.
우리 아버지는 평생 엔지니어로 살아오셨다.
나는 그 표현이 너무 신선하고 시적으로 느껴졌다.
천 년 전의 석공과 현재의 엔지니어가 손을 맞잡고 악수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시로 인해 많은 것을 위로받고 얻게 되었다.
많은 분들도 그러하길 바란다.
요즘 갈수록 종이 텍스트를 보는 사람 수가 감소하는 듯하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않더라도
시는 꼭 좀 읽기를 권한다.
정보의 시대에서 책은 빠른 정보 전달이 될 수 없다.
챗GPT 한 줄이면 수많은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진다.
하지만 시는 정보의 전달이 아니다.
짧은 글 속에 개인의 삶과 철학과 눈물이 그 속에 녹아 있다.
어찌 AI가 그것을 흉내 낼 수 있겠는가.
시는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많은 분들도 꼭 그런 좋은 경험들을 많이 해보시기 권해 드린다.
_머리말 中
시는 우리 주위에 넘쳐 난다
건듯건듯 불어오는 동풍에
흔들리는 풀잎은 말하지 않지만
온몸으로 시를 표현한다
해 질 녘 서해바다의 일몰은
몽환적 아름다움으로
허공에 시를 쓰고 있다
꺄르르 웃는 아기의 얼굴에도
사랑스러움의 시가 있고
아기 기저귀를 가는 엄마의 손끝에도
희생의 감동의 시가 있다
우리 모두는 시에 둘러싸여 있지만
너무 둔감해졌다
시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머리말
누가 그럽디다
어떤 시선
추억 만들기
미루나무 까치
박산골
사리(舍利)
시
달안개
양심의 질량
말을 삼킨다
잣나무
시는 일기다
향기와 악취
주어진 선물
각자의 레이스
그렇게 하자
오래가는 것이 아름답지 않은가
일상을 건너간다
바람 흔적
아빠가 되어 보니
인생 수레
伶仃
송인
화분 속 인간
낮게 엎드린 풀처럼
주미사지에 서서
그들도 있다
보원사 폐사지에 서서
그가 내게 온다면
내 고향
공유
집단
울산바위
돌개구멍 기대서서
곰탕
아빠 생각
다른 삶
새롭히다 1
잊힌다는 것
천년 향
혼자 걷는 철길
낮달
빗장
한 조각뿐임을…
그곳에는 그들이 있다
새롭히다 2
소금 바다
존재의 가치
청춘의 서
여우비
별과 나
그리움을 아는 이만이
허허
흘러간다
편견
대화가 통하는 사람
바람의 흔적
앉은부채꽃
안부
회귀
관계의 탯줄
온도계
혼자 서 있는 꽃
우리 엄마
달빛
동질감
선인장꽃
꽁치찌개
일엽편주
오륙도 등대
그래, 또
종묘
수두 자국
마흔 살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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