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어 건너편을 바라본다. 길 너머 보이는 아파트 뒤로 배산은 이미 단풍으로 물든 지 오래다. 그 위로 쪽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다. 정오의 태양은 나뭇잎 사이로 촘촘히 들어선다. 한여름 무성하던 잎들은 다 어디로 가고 앙상한 나뭇가지에는 몇 남지 않은 잎들이 애처롭다. 길가에 수북이 쌓인 잎들은 바람 따라 이리저리 나부낀다. 옷깃을 여미고 바삐 오가는 젊은이들 사이로 한가로이 거니는 노인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 본문 중에서
가을은 등불을 가까이 두고 책을 읽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라 했다. 내 삶의 가을도 그와 같다. 늦은 걸음이지만 배우고 쓰는 길 위에서, 함께하는 문우들과 더불어 풍요로움을 나누고 싶다.
내 인생 책을 쓰리라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열정적으로 수필을 가르쳐 주신 부경대학교 박양근 교수님 덕분이다. 더욱이 주경야독하면서 내 나이를 잊게 해준 수요 저녁 반 문우들에게 감사드린다.
이 책 《그리고, 가을은》이 그간의 부족한 글공부의 흔적이자, 앞으로 더 깊어질 내 삶의 고백이 되기를 바란다. 서툴고 미진하더라도, 이 글들이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등불이 되기를 또한 바란다.
- 책머리에 중에서
책머리에
1부 그리고 가을은
심금을 울리는 노래
상전벽해桑田碧海
물길
비워내기
회상
그리고 가을은
열정
약속
이것, 나 주소
2부 한글에 새겨진 우주
온기 가득했던 집
고백
사랑스러운 아이들
엄마의 치마폭처럼
반란班爛
까끄막에 묻어둔 추억
마음이 만드는 자리
한글에 새겨진 우주
사북
3부 코로나가 남긴 제사문화
어머니의 삼베
코로나가 남긴 제사문화
서리, 오래된 만찬
일흔에 핀 꽃
다시 쓰는 삶의 뒤편
미물에게 부치는 참회록
못밥 한 그릇
스물둘, 봄에 흩어진 잔영
4부 목도리
마지막 대화
겨울 동화
목도리
꽃보다 아름다운 날들
옷의 품안에 들다
고장 난 지구
틀니와 모정
창밖의 유람선
온천천의 시간
흐르는 삶, 담는 마음: 김영금 수필의 세계 - 박양근(문학평론가, 부경대 영문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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