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소용돌이 속에서,
삶 자체가 버겁던 열네 살, 열두 살 형제가 생업에 뛰어들어야만 겨우 풀칠로 연명을 할 수 있었던 시절, 하나님이 누군지 예수가 무엇을 하는 분인지 이름도 직업도 들어보지 못했던, 신앙이라는 개념조차 모르던 어린 나이에 피란 내려와 처음으로 알게 된 믿음의 세계. 오직 삶이 급했던 어느 날 잠자리에 찾아오신 주님. “용운아.” 부르는 음성에 눈을 뜨고 보니 어둠이 짙게 드리운 머리맡에 흰옷에 지팡이를 짚고 서서 기도하라 하시던 말씀. 그래서 시작한 기도의 삶이 어느덧 칠십 년이 흘렀다. 교회와는 거리가 먼 나만의 믿음의 삶을 살면서 틈틈이 일기장에 적어두었던 시구를 모았다. 다듬어지지 못한 원문 그대로 내려니 두려움이 짙게 가슴을 막는다. 1960년부터 일기를 써오면서 기록해두었던 마음이다. 내 삶이 하도 거친 삶의 세월이라 세상에 내어놓을만한 시들이라 할 수 없지만 평생의 삶을 살아오면서 느끼고 체험했던 내용들을 모았다. 1951년 운천 터키부대 근처에 두 형제가 임시로 레이션 상자로 움막을 짓고 살 때 터키부대 취사 선임 중사 털보 아저씨에 대한 그리움, 1998년 카리브해를 끼고 조용히 살아가는 중앙아메리카의 작은 나라 벨리즈.
끝없이 펼쳐지는 검푸른 바다와 맹그로브숲, 여러 생명의 모습들.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거주하면서 그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 속의 생생한 삶의 모습 등 평소 일기를 쓰면서 메모처럼 적어두었던 시들.
졸작일지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이러한 인생도 세상에 있었구나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이번 일을 하면서 아들에게 고마움을 꼭 전하고 싶다. 나와는 다르게 적극적으로 아비의 시들을 시집으로 엮어드리겠다며 소심한 아비를 구슬려 빛을 보게 한 그의 효심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또 한 격려와 성원으로 인생의 멘토 역할까지 해주신 홍의준 선배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예를 드리고 싶다. 선배가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이르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저 일기장 여기저기에 흩어져 잠자 고 있던 오래된 시들을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의 문을 열게 해준 선배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울음이 터지던 날
인생은 파도를 타기 시작했다
파도에 밀리어 오르락내리락
하루의 삶이 어쩔 수 없이
사랑은 더더욱 곡선을 그린다
정마저 올라갔다 내려갔다
춤을 추며 뱃전에 부서진다
‘파도를 타야 한다’ 中
시집을 내면서
5월 1
5월 2
가을 빛방울
고향 1
고향 2
공허의 세월
그대의 발자국
길을 묻다
깊고 푸른 하늘 1
깊고 푸른 하늘 2
꿈
꿈은 살아 숨을 쉰다
낙조
내 마음의 주인
늪에 서서
달빛 깊은 곳
뚱보 아줌마 1
뚱보 아줌마 2
만추의 해풍 1
만추의 해풍 2
만추
샘물 한 방울
모성
미션
밤에 내리는 눈
백조의 영혼
벌거벗은 나무 1
벌거벗은 나무 2
사랑의 의미 1
사랑의 의미 2
사랑의 의미 3
사랑의 인고
오늘을 산다
새해 아침
생명의 물
생명을 키웁니다
세월
소음
송림 속 뻐꾸기
숨결
숲에 숨어 살고 싶네
아들
아우
아침의 불꽃
안개
어두운 밤 산마루 걸터앉은 달빛
연인 1
연인 2
소년의 마음
열정
영롱한 햇살
오월의 아침
오월의 이별
이별 1
이별 2
임의 너울
입추
지금 나는 어디쯤에서 기다리고 있는 걸까
짐돌푸강
짐돌푸의 시월
짐돌푸의 풍경
창조 1
창조 2
창조의 뜻
창조의 비밀
청춘의 덫
탄신 1
탄신 2
터키 아저씨
파도를 타야 한다
파란 마음 1
파란 마음 2
파란 하늘 1
파란 하늘 2
파랑새
푸른 싹
피셔 공원 잔디
필라델피아 1
필라델피아 2
필라델피아 3
한 방울 물
함께 더불어
헤엄치는 제비
회복
흐르는 강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