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침에 모든 것이 녹아 있단다. 선조들의 수많은 지식과 경험과 심지어 죽음까지도 말이다. 그것을 모두 담아 침을 놓아야 한다.
순간, 아버지가 내 몸에 놓았던 장침의 감각이 살아났다. 그것은 무거운 닻이 되어 몸속 깊은 곳에 아직 박혀 있었다. 닻줄을 끊어버리면, 나는 거친 물결 속에서 그대로 표류할 것 같았다.
나는 거울을 보았다. 그 속에 비친 눈동자는 아버지의 것을 빼다박은 듯 흐려져 있었다. 급히 침통을 챙겼다. 마음속으로 풍에 대한 의술을 정리해 보았다. 아버지의 무도(舞蹈)와 같던 침술.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수편선 위로 빛을 뿜어내는 태양을 바라보며 해변을 가로질렀다. 소나무 숲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바다만큼이나 깊은 뿌리가 내 몸을 관통하는 것 같았다. 할아범은 입술을 꼬며 나를 반길 것이다. 노인에게 한국의, 중국의, 세계의 역사가 담긴 침을 놓아야 한다. 혼신을 쏟아부어서, 과감하게.
- 고동현의 소설 〈침〉에서
양주작가는 매년 작가 초청 강연회, 문학 기행, 시화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과 문학 예술의 줄거움을 나누고자 노력하는 양주작가는 경기 북부의 열악한 문학 환경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 특히 북콘서트, 북토크 등 시민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한 알의 대추가 영글어 단맛을 내기까지는 수많은 폭우와 폭염과 폭풍의 강을 건너 가을 녘에 닿아야 한다. 작가들 역시 영혼을 갉아 먹으며 글을 쓰는 사람들이다. 시 한 편, 소설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 거저 되는 것은 없다.
유난히 뜨겁던 여름을 견디고 『아름다운 작가 제15호』가 화사한 얼굴을 내밀 때쯤이면 결실의 계절로 들녘은 풍성하리라. 벌써 그리운 얼굴들과 마주 앉아 소박한 술자리 한번 가져 볼 요량으로 어린아이처럼 마음이 들뜬다.
양주작가는 앞으로도 문학과 예술을 통해 지역사회와 깊이 소통하고, 경기 북부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앞장설 것이다.
- 〈편집 후기〉 중에서
특집 1. 디지털 시대의 문학
편집자 주
웹소설가와의 대담 – 악중선 작가를 찾아서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장르, 디카시 – 박남희(시인, 문학평론가)
디카시
유병욱 / 임영희
시
강옥매 / 김경곤 / 김대용 / 김명 / 김영은 / 김은희 / 김정운 / 김홍성 / 나병춘 / 문선정 / 박소영 / 박시우 / 윤인구 / 유병욱 / 윤여설 / 윤제훈 / 이도영 / 이가을 / 이수풀 / 임성용 / 장동빈 / 정명섭 / 정시마 / 조영환
동시
이수풀
산문
소설 - 박명문 / 수필 - 양효숙 / 임영희
콩트 - 윤인구 / 시사평설 - 류재복
시에세이 – 나병춘
특집 2. 다문화 사회의 문학
편집자 주
시 - 김홍성 / 희곡 - 박정근
소설 - 고동현 / 소설 – 김기우
편집 후기
회원 신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