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어, 가까스로 수면에…. 햇살의 빛 내림으로 비늘이 해반닥거릴 때까지, 지느러미를 놀리지 않을 수 없다. 하물며 죽음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심해어는 알 길이 없다. 우주와 하늘의 경계에서 날고 있는 새를.
이따금 생각에 잠긴다.
새카만 심해 위로 푸른 물결이 이고, 더더욱 솟구치면 그만치 무변광대한 하늘이 펼쳐 있다는 것을. 새 죽지가 수평선만치 고이 평온하다.
심해어의 예감은 새 한 마리 떠다니는 창공.
아, 예감이 이러하다. 심해어는 바라지 않을 수 없다.
수면에 가 닿아, 죽음이 목전에 있을 때, 새가 낚아채길.
심해어는 죽더라도 삶이 아름답지 않은가.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움을 그리워하는.
삶을 느끼려면 죽음 쪽에 서야 한다. 죽고 싶다면 삶을 살아야 한다. 사랑의 끝자락, 그 정반대에서 그곳을 본다. 존재하지 않는 그리움, 이것의 비애는 너무나 허무하다.
서설
이상향
봄꿈의 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