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중반에 바다와 산이 어울려서 아름답고 인심도 좋은 순박한 시골에서 어린아이가 자란다. 그러나 그는 세상을 잘 사는 방법도 모른 채 경쟁의 세파에 묻혀서 소중한 동심을 잃어버린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배역을 마치고 내려가야 하는 때가 다가오면서 그 순수하던 어린 그리움이 더욱더 또렷해진다.
요즈음 아이들은 좋은 여건에서 편리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달라질 수 없는 것이 그들의 ‘동심’이다. ‘성공’이란 것도 이 동심이 만들어 주는 것이며 자신만이 판단할 수 있을 뿐, 자신 이외의 평가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아침 이슬처럼 잠깐 머무는 세상이지만 그 동심으로 이어진 자신의 생각과 바람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꾸준히 무소의 뿔처럼 노력하는 삶이야말로 바로 ‘멋진 인생’이다.
친구들은 날마다 시간이 나면 양철집 넓은 마당에 모여 여러 가지 그들만의 놀이에 빠져서 정신이 없다.
그중에서도 여러 명의 많은 친구가 어울려서 함께 즐기는 놀이로 일명 ‘오징어 가이생’이 최고로 활동적이며 격렬하다. 이 놀이에 참여한 자는 한 팀에 5명 이상으로 해서 두 팀으로 나누고 상호 공격과 방어를 교대하는 게임이다.
먼저 공격팀은 둥근 오징어 모양으로 그려진 큰 원 안에 있고, 방어하는 팀은 오징어의 안쪽에 있다가 시작과 함께 움직인다.
공격팀은 필요에 따라서 원과 오징어의 안쪽으로 통하는 사이의 공간을 건너뛰어서 바깥으로 왔다 갔다 내왕할 수 있다.
그러다가 오징어의 안쪽에 있다가 원 밖으로 나와서 방어하는 상대자 몰래 또는 그들을 피해서 길게 이어진 통로를 따라 달린다. 그런 후에 마지막으로 그 긴 통로를 무사히 지나 정해 놓은 골(목표)을 밟고 서서 ‘만세’를 외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 〈오징어 가이생(게임)과 힘겨루기〉 中
1. 옹기종기 모인 초가지붕
2. 개구쟁이가 모인 큰 마당
3. 꾸러기 교실과 운동장
4. 뜨거운 갯벌과 가설극장
5. 못다 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