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경북 예천, 읍·면·리 주민이 된 저자는 읍내를 거닐며, 시골에 매료된다. 오래된 담장에 그려진 벽화, 한의원 진료 마치고 옹기종기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는 할머니들, 40년 넘은 상회, 직접 수확한 고구마를 자랑하는 어르신…. 프리랜서 인터뷰어인 저자는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시골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장소와 사람에 얽힌 보물들을 캐낸다. 저자는 말한다. 어떻게든 희미하게 시간의 무늬를 띠고 남아 있는 것들. 고서적처럼 고수하고 지키는 사람들이 촌스러워서 미소가 지어졌다고. 지나간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숨 쉬는 지금에 집중해서 사는 ‘무명의 시골인’들이 너무 멋있었다고. 무명의 존재를 세상 밖으로 꺼낸 저자는 시골은 ‘유배지’가 아니었다고, 가없이 넓은 도서관, 공부 장소였다고 고백한다.
“도시에서 살건 시골에서 살건 내 삶의 주체는 나여야 한다는 것, 그 중심에 내가 서야 한다는 것”
어디서 읽었다. 인생을 바꾸는 세 가지 요소 중 하나가 ‘이사’라고. 그만큼 주변 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뜻일 것이다. 이삿짐을 풀고 이곳의 풍경과 흐름에 맞춰 내 라이프스타일, 생활방식을 만두 빚듯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 갔다.
나는 읍에서 촌스러운 풍경들에 자주 시선이 멈췄고, 집으로 돌아오면 나의 일상, 우리 집, 물건, 오래된 것들과 새것들의 균형을 바라보게 되었다. 물건 개수를 세는 것이 아니라, 소독수를 들고 다니며, 어루만져 주고 닦아 줬다.
프롤로그 어느 날, 민증에 ‘읍‧면‧리’가 찍혔다
PART 1 작은 여행의 시작: 하루쯤 시골 산책
예천 읍내에 가득, 일하는 어르신!
냉이 캐는 할머니의 아우라
‘별일 없었니껴?’ 사투리를 듣는 자세
할머니 패션 구경, 어디서? 시골 버스 안에서
얼떨결에 예천향교 제사 구경
여기도 빗자루, 저기도 빗자루
운동 후 보자기 펴 놓고 들밥을 먹습니다
낮에 막걸리 한잔이 허용되는 곳
시골 카페서 호박씨 까던 오후
‘전국노래자랑’ 예천에 착륙했다!
순환자원 회수로봇이 호명읍에?
읍에서 만난 엄마, 공주쌤들… 우리는 웃고 또 울었다
과녁을 향해 집중… 양궁의 메카에서 살다
PART 2 아지트 인 예천: 촌캉스의 나날
물맛 좋다는 ‘단샘’ 예천, 때 밀기 좋은 날
산란한 날에는 무궁화호 보러 시골 기차역 간다
시골 펍의 매력… 시골의 낮과 밤은 달라
토박이와 함께 드라이브 떠나요
150년 넘은 고택 ‘삼연재’, 집 구경하기
송아지 우유 주던 날, 촉감은 절대 못 잊지
깡시골 체험 마을의 반전, 고추장 만들기
낭만 담은 가을밤, 예천박물관서 가족 캠핑 고고
범우리 숲속 놀이터, 우리 모자의 핫 플레이스
도심 속 황톳길, 아이와 ‘천년숲’ 맨발 걷기
나만의 아지트, 유유자적 ‘선몽대’ 거닐기
혼자 알기 아까운 뷰 맛집 ‘청원정’을 공개합니다
무이서당에서 한 템포 쉬어 가기
용문사에서 저만치 도망간 영혼 잡아 오기
PART 3 이번 생은 예천에서: 어예 살아오셨니껴?
시골에서 사라져 가는 ‘상회 순례’ 하기
상회 지켜 온 40년… “호명상회는 나의 인생이죠”
2세대 양봉 농업인, “벌침(봉독) 덕에 손 저림 없죠”
호미 쥐던 손으로 붓을 잡은 곳 ‘신풍미술관’
할머니 그림 학교 관찰기, 일상에 미술을 더하다
양말목 할머니의 인생철학
논두렁 뷰 카페 ‘용궁특별시’에서 시골 누리기
용궁면 무이 1리의 홍반장 “컴백 투 컨트리, 마을 살려야죠”
예천읍에서 만나는 프랑스 에펠… 30년이 휙 지나갔어요
닭 뛰어 놀고 비둘기 날아다니는 ‘리얼 시골살이’ 부부
가게가 놀이터, 제자리를 지키고 살아가는 힘
“한평생 서예와 사랑에 빠져 살았죠”
모녀(母女) 작가를 키운 8할은 칼국수
폐교 카페서 날마다 행복 빚는 부부
‘또또또간집’ 공개! 아라비카, 카페 아닙니다
잠자고 있던 파출소의 변신, 카페 도깨비곳간
에필로그 평범하고도 위대한 무명의 일생을 예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