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프랑스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생각만으로 아득했던 그곳에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기쁨으로 출발한다.
두근거리는 시간의 풍경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을 동경하던 어린 시절이
어른이 된 나를 파리로 향하게 하고
늙어 가는 나를 프로방스로 부른다.
검고 푸른 어둠이 내리는 몇 장면쯤에
내가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모든 여정이 선물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숙소에 문제 생기는 일은 여행자로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예약을 취소할 수도 없고 처분만 바라야 하는 상황은 답답하고 억울하다. 그런 일이 내게도 일어났다. 아침부터 문을 두드리며 문제의 신호탄을 알려 왔다. 아래층에 물이 샌단다. 그러면서 세수도 하지 말고 물을 쓰지 말라고 한다. 한동안 멍하니 상황을 정리해 보고 있는데 다시 문을 두드리고 책임자로 보이는 그녀가 제안한다. 신속히 방을 비워 주고 나가서 오후에 돌아오면 더 좋고 큰 방으로 옮겨 주겠단다. 그뿐만 아니라 조식도 무료로 주겠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조심스럽게 최소한의 물로 세수만 하고 빠르게 나갔다. 큰 짐은 맡겨 두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자 약속한 대로 크고 좋은 방으로 안내해 준다. 별도의 침실과 창이 높은 거실이 스위트룸인 듯하다. 거실에 딸린 주방은 대형 냉장고와 멋진 바에 에스프레소까지 갖추어져 있다. 아침의 황당한 사건은 잊히고 편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니스의 저녁을 맞이했다. 다음 날 아침의 조식은 너무도 어여쁜 모습으로 배달되었다. 큰 창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과 어울리는 멋진 트레이에 각종 빵과 치즈, 버터와 소스 그리고 주스와 햄이 화려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살짝 황송한 마음까지 든다. 니스에서 맞이하는 즐거운 추억이 하나 더 생긴 듯하다.
- 본문 중에서
프롤로그
01. 니스(Nice)
02. 에즈(Eze)
03. 앙티브(Antibe)
04. 엑상프로방스(Aixen Provence)
05. 망통(Menton)
06. 모나코(Monaco)
07. 칸(Cannes)
08. 생폴드방스(St. Paul Devence)
09. 아를(Arles)
10. 아비뇽(Avignon)
11. 님(Nîmes)
12. 몽펠리에(Montpellier)
13. 카르카손(Carcassonne)
14. 툴롱(Toulon)
15. 마르세유(Marseille)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