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망설임이었다.
10년이 지나 그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2014년 4월. 나는 현장에서 세월호 대변인을 했었다.
바닷속의 구조와 수습 상황을 공식적으로 전달해야 했다.
비통과 절망이 가득한 팽목에서 객관적이고 사실적이어야 했다.
2017년 4월. 세월호가 뭍에 올라왔을 때도 거기에 있었다.
세월호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선체 수색을 함께 해야 했다.
질긴 인연이었다.
그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구조대는 방한이 되는 슈트를 입고 공기줄로 호흡하며 감압을 하면서 심해로 내려간다. 하지만 조난자는 부상을 입거나 탈진한 상태로 밀폐된 어둠 속에 있을 것이다. 조난자는 공포 때문에 탈출을 거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추위를 막아 줄 슈트도 입지 않았고, 공기를 공급받을 공기줄도 없다. 막막한 어둠의 공간에서 장시간 감압하며 상승할 수도 없다. 간단한 풀페이스 마스크만 쓰고 맨몸으로 표면까지 올라와야 한다. 침몰선에서 탈출한다 하더라도 수면까지 올라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현실은 시신을 찾아 인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생존자를 구조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사고 지점까지 잠수했으니 당연히 구할 것이라는 판단은 섣부르다. 그곳까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지, 구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안타깝지만, 우리는 이런 엄연한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 에필로그: 미래의 바다 안전에 관하여 中
추천사
격려의 말씀
프롤로그
1부 세월호, 그 아픔의 장소로
1. 팽목 가는 길
2. 그날 아침
3. 여기는 중대본 상황실
4. 숙박 전쟁
5. 진도의 봄
2부 블랙 스완이 나타나다
6. 밤바다를 떠난 괴물, 세월호
7. 블랙 스완이 나타나다
8. 구조의 골든 타임
9. 애타는 심정, 갖가지 구조 방법
10. 세월호 대변인이 되다
11. 3일 만에 쓰러지다
12. 현장은 언론 전쟁터
13. 희망 고문, 에어포켓
14. 해경에 쏟아지는 비난
3부 길고 잔인했던 그해 봄
15. 세월호 내부 구조를 공부하다
16. 세월호 수중 선체 수색
17. 민간 잠수사 투입 논란
18. 수난 구조마저 민영화하다
19. 장비만 모르는 장비기술국장
20. 그놈의 손모가지를 잘라라
21. 다이빙 벨 투입 소동
22. 잠수 바지선 생활
23. 고심 끝에 해체된 해경
24. 팽목 풍경
25. 희생자 유실 방지 임무를 맡다
4부 두 번째 인연
26. 두 번째 인연
27. 또 다른 시작, 세월호 인양
28. 뭍에서 세월호를 수색하다
29. 목포신항의 달빛
30. 그 이후
에필로그: 미래의 바다 안전에 관하여
[하나] 구조에서 사실과 바람에 관하여
[둘] 해양 구조 시스템에 관하여
부록: ‘세월호 참사 이후 보도’를 통해 본 재난 관련 보도의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