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은 신라 귀족 위화랑(魏花郞)의 딸로 법흥왕의 후비(后妃)이며, 진흥왕의 정인(情人)이기도 했다. 그녀는 왕비 족인 대원신통 계열로 귀족을 휘어잡으며 끊임없이 권력을 추구했던 팜므파탈이었다. 금진은 내물마립간의 7세손이며, 대가야 정벌의 선봉장이었던 사다함(斯多含)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또한, 그녀는 김유신 장군의 외증조모이며, 원효대사의 고조모이며, 문무대왕의 외고조모가 되니, 금진이 존재감이 얼마나 컸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요부 같기도 하면서 자모(慈母)이기도 한, 불꽃같은 인생을 산 여인이 금진이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 속에 묻혀 있는 그녀의 실체를 잘 알지 못한다. 이 소설은 1,450여 년 전, 신라 중기 왕실에서 벌어졌던 두 인통(姻統) 간의 치열하며 내밀한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려 내고 있다.
금진은 본 소설의 주인공으로 신라 중기 법흥왕, 진흥왕, 진지왕, 진평왕 치세 기간에 불꽃같은 삶을 산 왕실 여인이다. 그녀는 법흥왕의 후비였고 진흥왕의 정인이었으며, 제5대 풍월주 사다함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본 소설은 남당 박창화의 『화랑세기』 필사본과 『상장돈장(上狀敦牂)』, 김부식의 『삼국사기』, 일연의 『삼국유사』 등을 두루 참고하여 창작되었다. 사실을 가미한 픽션(Fiction)으로 보면 될 듯하다.
금진은 대원신통 계열로 신라 귀족 위화랑(魏花郞)과 오도부인 사이에서 둘째 딸로 태어났다. 그녀는 언니 옥진, 조카 묘도와 함께 법흥왕을 모시는 후비였다. 서기 540년 법흥왕이 붕어하자 왕의 자식을 낳지 못한 금진과 묘도는 대궐 밖으로 나가서 살아야 했다. 당시 신라의 왕족은 모계에 따라 진골정통 혹은 대원신통으로 구분되었다. 왕비는 두 계통에서만 나올 수 있었기에 왕의 눈에 들기 위해 경쟁이 치열했다. 금진은 옥진의 외손자인 동륜왕자의 유모로 다시 대궐에 들어갔다가 진흥왕의 총애를 받으면서 팜므파탈로 변신한다. 그녀의 집념은 진흥왕의 딸, 난성공주를 낳으면서 노골화된다. 권력을 잡기 위해 펼치는 왕실 여인들의 암투는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금진은 안타깝게도 권력을 잡는 데 실패하지만, 그녀가 뿌려 놓은 씨앗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하였다. 삼국 통일 주역 중 한 사람인 김유신에게 금진은 외증조모이며, 통일 후 새롭게 신라인이 된 고구려와 백제 유민의 정신적 지주 역할은 한 원효대사 고조모이고, 삼국 통일의 완결자 문무대왕에게는 외고조모가 된다. 금진이 없었다면 신라의 삼국 통일은 불가했을 것 같다.
본 소설을 접하는 독자는 1,450여 년 전 신라 왕실의 복잡한 혼맥에 당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혈통과 골품을 유지하려는 그 당시의 시선으로 보고 이해하면 심적 부담이 적을 것 같다. 신라는 뼈의 사회였다. 신라인은 태어나면서부터 운명이 정해진다. 운이 좋게 성골이나 진골 가문에 태어나면 평생 옥의옥식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한탄 속에 인생을 살아야 했다. 만약 금진이 권력을 쟁취했더라면 신라는 어찌 되었을 것이며, 이후의 한민족의 역사는 어떤 방향으로 흘렀을지 궁금하다.
작가의 변(辨)
주요 등장인물
대원신통 주요 인맥도
진골정통 주요 인맥도
혼돈에 휩싸인 왕실
자매, 한마음이 되다
용종을 품다
색신(色臣)이 되다
또 한 번의 시도
영웅 사다함
암울한 전조
만사가 휴의되다
소설 속 주요 사건 연대표
에필로그
작품해설
소설 작품 속 어휘 풀이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