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기 위해 썼습니다
말없이 제 소임을 다하는
모든 것들을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
일터의 동료
문화원의 글쓰기 강좌에서 만난 선생님
노인복지관에서 만난 어르신
요양병원의 어르신들
나의 시선을 바깥으로 돌려 준 분들입니다
따사로운 햇살에 발갛게 익어 가는
가을날의 열매처럼
오래되어 새로울 것 없어도
풋풋한 사과 향이 나는
가치 있는 삶을 매일 아침 만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고
빛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앞에 붙여 준 반려라는 이름도 그런 맥락일지도 몰라. 어쩌면 우리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그에 합당한 자격을 부여해 주었을 거야. 우리를 대할 때는 그들의 친구, 형제자매처럼 대하잖아. 우리의 역사 그 어느 때보다 지위가 상승하였으니 고마울 따름이야.
문숙의 잠든 모습을 보며 나도 생각해. 문숙이 가면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거울에 비친 그녀는 나와 다른 모습이지만 그녀가 나를 낳아 준 엄마라고 생각할 때도 있어. 내가 세상에 나와 눈을 뜨자마자 처음 본 사람이 문숙이거든.
내 생각을 알 리 없는 그녀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나를 꼭 껴안을 테지.
“금비, 넌 누구냐?”
나에게 입을 맞추며 일어나겠지.
나는 그녀의 입술과 손등을 핥으며 노래할 거야.
“냐아옹, 니아옹, 냐아아아아옹.”
_3부 전지적 고양이 시점 중
1부 너의 모든 것이 빛나는 순간
너의 모든 것이 빛나는 순간
골목길 블루스
웜홀Wormhole
그곳에 집이 있었을까
우리는 누군가에게 풍경이 된다
남바람꽃을 읽다
나만의 도서관
한낮의 로큰롤
2부 내 마음이 보이나요?
내 마음이 보이나요?
꽃밥 만드는 시간
온전한 사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려움
내가 거들게
구르미 그리메
휘파람
표현하면 뭐 어때, 나니깐 괜찮아
3부 길을 잃어도 괜찮아
길을 잃어도 괜찮아
버킷리스트
그녀를 부탁해
숫돌
사과꽃 향기
모티를 돌면 길이 나온다
바깥의 시간
전지적 고양이 시점
꽃길 따라서
4부 은행이 익어 갈 때
은행이 익어 갈 때
능소화 붉게 타는 창 너머
엄마, 미안해
양심의 가책
내가 떠나갈 때
깍두기는 살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미워지는 밤에는
뱃고동 소리
인생은 뮤지컬
자기 살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