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가 지리산을 가기 위해 1년 동안 고속도로를 12만 km 달리면서 착상하고, 작품을 설계했다. 가족이 병을 진단받아 수술을 받고 힘든 치료를 참아 내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묵묵히 써낸 글들이다. 어떤 고통도 대신해 줄 수 없는 가장의 무력함을 느끼면서 작가는 신의 존재에 의구심이 생겼다. 아픈 가족의 얼굴을 마주해야 하는 작가는 글이라도 우울하게 비통하게 쓰지 않으려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겨 낼 수 있었던 것은 글 쓰는 일에 몰두하는 것이었다.
요동친다. 집어삼킬 듯 파도가 포악스럽지만 배는 흔들릴 뿐 침몰하지 않는다.
오른쪽에서 밀려오면 왼쪽으로 몸을 돌려세우고, 왼쪽에서 밀면 오른쪽으로 중심을 잡는다.
앞에서 달려들면 뒤로 물러서고, 뒤에서 몰아치면 맞서지 않고 파도의 리듬에 몸을 맡긴다.
맞서지 않고 견뎌 내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 제13회 천강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용골〉 중에서
1부 벗어라!
벗어라!
이번만
관찰
나르시시즘
숫자의 해석은 무죄
다시 읽는 《월든》, 하나
2부 정(情)을 탐하다
정(情)을 탐하다
구라(口喇)쟁이
짠맛, 익숙함을 깨우다
어부의 유택
파도
다시 읽는 《월든》, 둘
3부 사유란
사유란
용골(龍骨)
분노 속에 키우는 흰 고래
바다, 신중함 읽어 내다
슴베
다시 읽는 《월든》, 셋
4부 CPR
가방
CPR
괴목(槐木), 천년을 잇다
걷고 싶은 길
노(櫓)를 품다
다시 읽는 《월든》, 넷
5부 조수, 삶을 읽다
조수, 삶을 읽다
읽고 해석하는 즐거움
백수
항해, 두려움을 읽다
마음을 쓸다
다시 읽는 《월든》, 다섯
6부 운림산방(雲林山房)
어화
관점
운림산방(雲林山房)
몸으로 생각하기
바람집(緝)
지역성의 극복과 수필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