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소희에게
그래도 분명히, 아주 가까운 미래에 넌 웃을 수 있을 거야.
다시 울겠지만, 적어도 너는 너와, 네가 사는 세상을
사랑할 수 있게 될 거야. 장담하건대, 너는 멋진 삶을 살 거야.
정말 많은 감정을 느끼고, 네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러니까 소희야. 계속 살아가. 네가 사실은
정말 빛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 줄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마지막으로, 살아와 줘서 정말 고맙다. 네가 너를 놓지 않은 덕분에
내가 지금 이렇게 숨 쉴 수 있어. 나도 네가 날 보면 다행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나에게 주어진 삶을 버리지 않고 살아갈게.
난 이제 널 사랑할 수 있어. 나를 사랑할 수 있어.
2024년 1월, 열여덟 김소희
이 책은 과거의 나에게 보내는, 그리고 나와 비슷한 것들을 느낄 미래의 아이들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살아 있다면 언젠가 봄은 온다.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진 몰라도, 분명히 봄이 온다.
이 이야기는 전혀 특별하지 않다. 오히려 너무 평범하고 진부한 이야기다. 하지만 결코 작아질 순 없는 우리의 겨울이다. 우리가 겪는 이 평범한 겨울은 또 언젠가는 지나가서 기억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마침내 마주할 그 봄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아름답고 따뜻하리라. 그건 내가 확실히 알고 있다.
아마 앞으로 내가 살아갈 날들엔 또 숨이 막히는 날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나는 내 눈물로 채워 나간 바닷물에 상처 따윈 씻어 내려가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과거에게 당당히 소리칠 것이다.
“살아 있어! 그리고 앞으로도 살아갈 거야!”
< 시작하는 글 2 > 중에서
시작하는 글 1 : 다가올 소희에게
시작하는 글 2
오래 쓴 편지
우울
내가 다시 별을 봐요
봄바람
무정란
환상
꿈
나의 병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개나리
꼭 우리
흔적
가정법
지뢰
낙엽의 잔해
물구나무
다이빙
벚꽃 잎
돌고 돌아 다시금
살아라
숨 잃은 벌레
빈 베개
향기를 기억하려
장마
바라는 삶
여유로운 눈으로
밝은 밤
배수구
사실은 누구보다 살고 싶었어
떠나간 사람
남은 사람
욕심을 버리고
발자국
사춘기
행복이란
피와 눈물로
다시 인형에게
고백
해일
꿈을 사랑한 소녀
기억 약속
입김
헌 동아줄
소녀와 강물 Ⅱ
무대
잠들 수 없는 밤
눈물 흘릴 자격
짝사랑
과거에게 Ⅱ
열쇠
놓친 것
낯선 빛
물웅덩이
단풍
이런 게 세상이라면
소원
바다가 보냄
태풍
겁쟁이
지겨운 혐오, 지겨운 짝사랑
서랍
이슬
세상이란 것
용기
깨달음
작은 손에
놓았거나 놓쳤거나
나의 눈물을 물감 삼아
새해
종점
추락 Ⅱ
늪
뒷걸음질
낮과 밤
새벽꿈
끝맺는 글 : 지난 소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