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이라는 장르 규칙을 이해하는 데에는 내게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 모두가 남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 하거나 분석하고 해석하는 쓰기의 시대에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 생각이 주체가 되어 이를 글로 환원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보람이 있는 일일 것이다. ‘시’나 ‘붓 가는 대로 쓰는 글’, ‘스토리텔링’과 같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장르를 자서전의 일부로 포함시킨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이러한 장르 쓰기가 자서전과 결코 무관하지 않은 만만한 쓰기 갈래라는 것을 알게 하고 싶었다.
누구나 출판이 가능한 1인 출판의 시대에 모든 사람들이 자기 인생의 어떤 부분을 이웃들과 공유하고 작게는 가족들에게 자기 삶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 도서가 하나의 친근한 지침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글쓰기는 말하기와 동일한 목적에서 동기화되며 나와 타자와의 관계성을 근간으로 한다. 그러나 글쓰기가 항상 자신의 생각이나 감상을 타인에게 전달하거나 설득할 목적만으로 쓰인다면 그 다양한 양상들을 다 설명해 낼 수 없을 것이다. 글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꺼내 보이는 작업이며 자신의 생각과 일치된 어떠한 의미 구조를 생산해 내는 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의 생각과 최선으로 일치된, 정확성을 갖춘 글이 1차적인 의미에서 최상의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자기 표현적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세계를 향해 외쳐 대는 소통적 글과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자기 생각의 ‘표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서는 세계를 향해서 자신이 전하고픈 진의를 전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전달’은 글 쓰는 목적의 부가적 선택 사항일 수 있지만 ‘표현’은 필수적인 1차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어떤 글도 완결될 수 없다.
프롤로그
Chapter 1. 나와 마주하기
Chapter 2. 자서전은 다르다
Chapter 3. 글로 쓰는 자화상
Chapter 4. 인생 그래프와 자기 탐색
Chapter 5. 심리적 유형과 문체
Chapter 6. 베스트셀러 자서전 탐험
Chapter 7. 비평의 눈으로 세상 읽기
Chapter 8. 붓 가는 대로 쓰기
Chapter 9. 스토리를 ‘텔링’하기 1
Chapter 10. 스토리를 ‘텔링’하기 2
Chapter 11. 문장 표현에서 한 편의 글까지
Chapter 12. 퇴고와 출판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