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도 너무 더워 냉장고에서 얼음을 꺼내도 금방 녹을 것만 같은 그런 무더운 여름 어느 날이었다. 나이 60살 상현이가 목이 쭉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오래된 슬리퍼를 신고 반쯤 풀린 눈으로 집 앞 놀이터에 앉아 있다. 날이 더워서 그런 건지 아니면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인상을 마치 구겨진 빈 캔 음료처럼 꾸기고 있었다. 그럴 거면 그냥 집에 들어가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상현이가 3억이라고 크게 쓰여 있는 꾸깃꾸깃 구겨진 종이를 보며 혼잣말을 시작했다.
상현이는 이제 퇴사한 지 6개월 정도 된 노인 백수이다. 사실 뭐 노인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런 게 2056년 대한민국에서 60살은 젊은 편에 속한 시대가 됐다. 지하철만 타 봐도 일반 자리보다 노약자를 위한 자리가 더 많아졌다. 사실 나이만 60이지 상현이는 노인보다 청년이 더 가까웠다. 의학과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점점 늘어나는 기대수명과 대한민국의 심각한 저출산의 문제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대한민국 평균연령은 급격하게 오르곤 했다. 그것에 맞게 기대수명을 고려하여 회사에서의 정년퇴직도 점점 늘어났다.
2056년
상현 전반전
병현 전반전
상현 후반전
병현 후반전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