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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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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수평선이 있다

출간일
2024-01-05
저자
남연우
분야
문학
판형
국판(148 X 210)
페이지
304
ISBN
979-11-392-1579-3
종이책 정가
18,000원
전자책 정가
저자소개

남연우

시인.
쪽빛 바다와 금강송이 늘 푸른
울진에서 태어났어요.
경희대학교 졸업하였고요.
2017년 〈시와소금〉 시 등단,
2019년 〈시와정신〉 에세이 등단하였어요.
시집 《아름다운 간격》,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꽃》,
《푸른발부비새 발자국》 출간하였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 한 방향으로 흐르는 시간의 화살표에 실려 가면서 무수하게 찍힌 한 점 좌표에 담겨 있는 공간적 이야기를 풀어내는 남연우 시인의 첫 에세이집이다. 시간을 자유자재로 오가면서 특유의 시적 창법으로 서정적인 추억을 소환하고 파도치는 해변과 둥근 호수, 산길을 걸으며 순수한 마음만 있으면 읽을 수 있는 불립 문자 자연에 대해 사유한 흔적이 푸른 초대장을 발송하는 힐링 에세이다.

 

세끼 밥을 차려 먹고도 허전한 심정의 허기를 채우지 못한 내 멋의 빈자리에서 찾으며, 감성이 결여된 지성의 날카로움이 누군가의 상처를 겨눌지도 모르며, 자신을 성찰하는 내면에 놓인 의자는 부재중 남의 자리 엿보는 이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B(birth)D(death) 사이 C(choice)를 심층 탐구하며, 평정심을 되찾는 수평선이 끝내 내 안에 있음을 간파하는 철학적 이야기들이 의미 없이 빠르게 나아가는 시간을 멈춰 세우게 만든다. 보도블록 비집고 피어난 샛노란 민들레처럼 행복의 악조건을 투정하는 대신 지금 현재 햇살이 노니는 소박한 행복을 영유(領有)하는 책이다.

p13

어느 겨울 아침 강남대로를 걷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땅의 냉기를 온몸으로 끌어안으며 포복하는 장애인이 달팽이처럼 다가오고 있었다. 멋진 옷으로 몸을 감싼 출근길 직장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그의 곁을 지나 횡단보도 신호등을 기다렸다. 시간당 최저 임금도 못 버는 그의 소쿠리는 구멍 사이로 찬바람만 샜다. 강남스타일은 비정했다. 이럴 때 동정심이 작동했다면 그들의 차림새는 훨씬 멋져 보였을 것이다.

_겉멋과 속멋

 

p21

밀물과 썰물에 모습을 달리하는 벨록 암초가 어쩌면 내 마음속에 잠겨 있을지도 모른다. 암초에 걸려 부서진 수많은 유리 파편들이 일그러진 자화상을 비추고 있는지도. 외부 상황과 조건에 맞물려 울고 웃는 나의 암초 위로 등대를 세우는 토목 공사를 미루고 있진 않았던가.

_여름 끝에 서다

 

p23

순정은 눈동자에 찍힌 그리움의 첫 발자국이다. 산성도 염기성도 아닌, 리트머스 시험지의 화학적 반응 이전의 감성이다. 순정 그것은 삼월 초순 봄눈과도 같아서 잡으려는 순간 녹아 버린다. 그것은 흠뻑 적시고서 금세 그치고 마는 소나기. 초저녁 여름 하늘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무지개. 순정이 욕망을 잉태하는 순간 더 이상 순정이 아니다.

_순정

 

p50

감성은 위대한 자연이 격에 맞는 인간에게 주는 축복이다. 감성을 부여받은 인간은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다. 세상이 알아주건 외면하건 그 스스로 압도적인 행복감을 느끼며 살아간다. 이것은 물질로 대체되거나 타인이 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보다 완벽한 사랑이다. 고밀도 이성을 갖춘 이는 지적이다. 만약 그의 이성이 감성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이기적인 이성이라면 그 지성은 세련미는 있어도 정감이 결여된 날카로움이 호시탐탐 상처를 겨눌지도 모른다.

_이성과 감성

 

p151

수평선은 끝이 아니었다. 바다를 거쳐 더 먼 세상으로 나아가는 출입문이자 비상구였다. 해와 달이 떠오르는 수평선을 내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다면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平靜心) 또한 밝게 빛난다. 그것은 투명하고도 파란 길이다. 자신을 속이지 않고도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구도의 길이다.

_푸른 공간으로의 초대

 

 

p171

기억을 간직한 공간은 허무하기 짝이 없는 시간에 아로새긴 DNA를 해독한다. 그 공간이 아름다운 추억을 소환한다면 시간은 얼마든지 밀고 당겨 지배할 수 있다. 시간 우위에 선 공간이 귀 기울인 청각을 향해 두런두런 말을 건다. 파르테논 신전이 서 있는 아테네 언덕의 시간은 언제나 기원전이다.

_시간은 공간의 지배를 받는다

 

p173

선택은 언제나 A or B. 현재 내 곁에 있는 그 사람이 최선이다. 내 인연을 찾아가는 그 길, 그만큼의 아픈 눈물이 필요했을 뿐이다. 멋진 풍경도, 인연도 지나가는 그 순간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붙잡겠다고 멈추는 순간 찬란한 빛을 잃고 만다.

_해바라기가 가고 용담이 왔다

 

p210

빈 수레가 요란한 입들을 바라본다. 쐐기를 박은 말 가시들이 동굴에서 기어 나와 혓바닥에 탑재되는 순간 타인을 겨누며 발사된다. 거친 말들은 특유의 부정적 에너지를 동반한다. 파괴적 음파에 실려 픽픽 날아가는 독화살들은 결국 말 주인인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구강의 온기 습기를 머금은 말은 고유한 QR코드가 찍혀 있어서 자기 인증을 하는 본연의 위치로 귀결된다.

_미래에서 온 그녀

 

p229

한 번만 바라봐도 잊히지 않는 얼굴, 그 얼굴이 매력적이다. 잘생기고 못생기고는 중요치 않다. 잘생긴 비슷비슷한 얼굴은 돌아서면 떠오르지 않는 비극이다. 거친 풍파를 헤쳐 살아오면서 웃음을 잃지 않는, 나물 파는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이 꽃피는 봄날 최고의 상찬이다.

_미의 조건

 

p236

사람의 내면에도 빈 의자가 놓여 있다. 쓸쓸한 바람이 불어와 낙엽이 앉고 가는 그 의자는 주인을 기다린다. 끊임없이 분열하는 주체와 객체의 힘겨루기를 관망하면서 다치지 않기를,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를,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기를 고대한다. 혹 멀쩡한 자신의 의자를 두고서 남의 자리 부러워하느라 헤매지 않았던가.

_의자 전성시대

 

p249

외모 재산 지식 재능 등등 자신의 어떤 우월성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을 얕보거나 무시하거나 공격성을 띠는 태도는 얼마나 우매한 인간임을 스스로 입증하는 처절함인가. 우리는 누구나 깨물면 아픈 볼살 같은 약간의 아집(我執)이 붙어 있다. 자신의 우월성에 기인한 아집이 있고, 열등성에 기인한 아집이 있다.

_겸손에 대하여

 

글머리

 

1 보리순 흔들며 지나가는 봄바람

2월은, 봄이다

겉멋과 속멋

친애하는 고흐씨

여름 끝에 서다

순정(純情)

저녁 산책

화성(Mars) 대접근

오래된 편지

산에 살던 할머니

오월의 바람

이성과 감성

소꿉친구

빨간 모자를 쓴 집

 

2 수평선이 기우는 날에는, 바닷가 산책

바람 부는 해안 길

은가락지

생체 시계

한겨울의 산길

여름 별

한재 바닷가

물빛 구두

봄 산이 부른다

마상청앵도

11월에 부치는 편지

노란 집과 오동나무

후포항에 따스한 불빛이 샌다

 

3 사랑하는 사람은 추울수록 따뜻하다

꼬마 눈사람

두 귀도 밥을 먹는다

용담꽃 한 송이

모래성

Z세대 부모 노릇

천리포수목원

2월에 피는 꽃

직박구리와 이사

큰집

맨발로 걷는 즐거움

푸른 공간으로의 초대

그믐달

 

4 달이 지고 해가 뜨는 것이 마주치는 때

귀여운 사람

지팡이에게 길을 묻다

봄날의 오브제

시간은 공간의 지배를 받는다

해바라기가 가고 용담이 왔다

해무

태풍 전야

낡고 오래된 아름다움

참깨 한 알과 히말라야산맥

점점 작아지는 방

일요일에 만난 그녀

겨울 수덕사

 

5 내면에 비워 둔 의자

끌리는 목소리

아궁이 불 앞에서

미래에서 온 그녀

BD 사이

가장 깊은 겨울에 이르러

길을 허무는 사람들

미의 조건

집착

의자 전성시대

해와 달이 만나는 때

아버지

겸손에 대하여

겨울에서 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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