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버킷리스트의 제일 앞머리에는 늘 ‘산티아고 순례’가 자리 잡고 있었다.
60을 바라보고, 직장 생활에서 은퇴를 고민할 즈음 기적처럼 산티아고 순례할 기회가 내게 왔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딸과 함께 걷고 싶다’는 강렬한 메시지를 남기고 남몰래 간절한 기도를 했다. 아니, 혼자라도 가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마음씨 고운 딸 예현이는 차마 엄마의 간절함을 그냥 넘길 수 없어, 라섹 수술 한 달 후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함께 순례를 가기로 했다.
산티아고 순례에서 만난 이글거리던 태양, 끝없는 밀밭, 드넓은 해바라기 물결, 그림 같은 산과 들판과 원시림의 나무 그리고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사이 성당의 종탑들이 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리움으로 떠오른다. 새벽을 걸었고, 고요와 텅 빈 자유를 배웠으며, 나를 찬찬히 바라보며 나에게 뜨거운 사랑을 보내는 법을 알게 되었다.
이 책 《산티아고, 별의 시간》이 순례자들에게 꿈과 도전의 용기와 떠남의 행복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
프롤로그 <길 위의 축제를 꿈꾸며> 중에서
산티아고 순례는 나에게 별처럼 빛났고, 별처럼 이뻤고, 별처럼 아름다운 사랑과 축제의 시간이었다. 산티아고 순례는 마치 독일어 ‘별의 순간(Sternstunde, 슈테른슈툰테)’처럼 나에게 운명적 시간과 결정적 순간을 선물했기 때문이다.
이 책 《산티아고, 별 같은 시간》이 꿈꾸는 순례자들에게 도전의 용기와 떠남의 행복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그래, 괜찮아, 충분해”라는 주문을 걸어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
“진짜로, 누구나, 그냥 그 길에 서면 성장하는 삶의 축제가 시작되는 길, 산티아고다.”
프롤로그
산티아고 순례, 별의 시간!
파리로 슈웅
비아리츠에서 꿈 같은 휴식
순례 시작점 생장 피에드포르
생장 – 팜플로나
- 그까이꺼 피레네산맥
- 수채화 같은 길, 수비리로
- 산 페르민 축제의 고장 팜플로나까지
팜플로나 – 부르고스
- 용서의 언덕을 지나 푸엔테 라 레이나로
- ‘데 로카’ 한국 사장님 알베르게 지나 에스텔라
- 무료 ‘와인분수’ 이라체 수도원을 지나 로스 아르고스
- 비아나 축제 참가 후 로그로뇨
- 판타스틱 그라뇽
- 해바라기 물결, 비야프랑카 몬테스 데 오카
- 수다쟁이 스페인 동생 재회 아타푸에르카
- 한 여름밤의 음악회, 부르고스 대성당
부르고스 – 레온
- 식겁한 메세타 고원 오르니요스 델 카미노
- 비빔밥을 포기하고 레온까지 점프
레온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 역사의 숨결 아스토르가
- 별 같은 시간 라바날 성당과 수사님들
- 고도 1,500m를 넘어 철의 다리 폰페라다
- 나의 산티아고 최애 기적의 마을, 오 세브레이로
- 오 세브레이로에서 트리아카스텔라
- 초록이 아름다운 산길 사리아
- 그리스도 언덕 위 매력 덩어리 포르토마린
- 꿈인 듯 아스라한 길, 벤타스 데 나론까지
- 순례자의 목숨을 구한 오 레보레이로
- 우짜노, 이렇게 이쁜 하늘과 구름 리바디소 가는 길
- 완주를 하루 앞두고 오 피노까지
- 마지막 날, 오 피노에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세상의 끝을 따라서’(Sego Fin du Monde) 피스테라, 묵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