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을 통해 나는 68년의 인생을 돌아볼 수 있었다. 천성적으로 부끄러웠던 성격, 힘든 육체노동자로 살아야 했던 삶 자체가 부끄러움이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 곧 70살이다. 황혼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내 삶은 봉숭아가 아닌, 해바라기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내가 일생 동안 바라보고 싶었던 것. 그리고 해바라기처럼 살았던 삶을 돌아보며 에세이로 쓴 것이다. 글은 마음을 긁을 때 나온다고 한다. 배움이 짧아, 글과 인연이 멀다고 생각했지만 아들의 권유와 격려 속에 용기를 내어 본다. 그렇게 내 마음의 생각과 행동, 삶이 담긴 두 번째 책을 내어 본다.
- 프롤로그 중
오늘, 거울을 본다. 늙은 내 모습은 흰 머리카락만 가득하다. 세월의 흔적 속에서 잔주름투성이인 얼굴을 보면서 글을 쓰고 정리해 본다.
나는 큰소리치며 75세까지 일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추한 모습은 보이지 말자. 그물 속에 갇혀 지친 참새처럼 날갯짓의 횟수도 줄어드는 것 같다. 비상하지 못하고 중도에 내려앉아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할까?
아니다. 다시 한번 마지막 힘을 다해 그물을 뛰어넘어 내 삶의 길을 가고 싶다. 칠십부터 제2의 인생이라고 한다. 나 역시 세상에서 다시 춤을 추고 싶다. 부인의 두 손을 꼬옥 잡고 여행도 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삶을 즐기고 싶다. 욕심이 과한 걸까? 아니야. 우리 부부는 최선을 다해 뛰어왔다. 쉼 없이 땀 흘렸던 건 우리 가족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부인의 따뜻한 손을 잡아 본다. 돌이켜 마주 본 그녀의 얼굴 속에 미소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가슴에 담아 본다.
- 본문 중
프롤로그
해바라기 1
당신의 ‘봄’은 무엇입니까?
흰 눈 속에 감춰진 내 모습
추도 예배
나의 신앙
장로가 되고 나서
애편네
야유회
해바라기 2
미꾸라지
거울
꽃잎
단풍잎
꽃신
69세 그리고 직장
내 인생의 계절
내 가슴속 깊은 항아리
너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한 사람, 다섯 표현
임
회복
큰누나야
가련한 봉숭아
전염병
새봄
새 힘을 너에게 주리라
어머니를 보내면서 1
어머니를 보내면서 2
손녀
근로자의 삶
그대는 내 여자
더위
백일
바다 냄새
인생의 노을
속삭임
어깨는 날개입니다
거룩한 성일
가을!
찬양대
초보 농사와 비
뜬구름아
논쟁
비 오는 날 방 안에서
부부의 날 장미꽃
생명의 홀씨
내 삶의 뒤안길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