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썼다. 주말에는 야외에서 노는 대신 책상에서 소설과 놀았다. 그간 쓴 소설 중에서 몇 편을 골라 한 권의 단편집으로 엮어 봤다.
많은 소설이 그렇듯이 이 단편집도 여러 사람들의 추억과 경험의 산물이다. 글쓴이의 추억도 이 단편집에 들어 있다. 물론 각색되어 있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기 때문이다. 독자가 이 단편집을 읽고 뭔가 공감하며 슬며시 웃는다면 글쓴이에게는 그보다 더 큰 보람이 없다.
이 세상 깨끗한 영혼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양손에 들린 두 개의 커다란 비닐봉지는 빛나는 전공이었다. 라면 묶음은 아직도 건재하고 계란도 반은 남았다! 다리는 곧 쓰러질 정도로 지치고 가슴은 터질 것같이 놀랐지만, 그는 그것들을 끝까지 지켰다. 그렇다! 그는 결코 길을 헤맨 패잔병이 아니었다. 그는 당당한 개선장군이었다!
경주는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나는 약속을 지켰다! 비겁하게 주문진에서 자지 않았다! 라면을 가져왔다! 계란도 있다! 친구들아 기다려라!”
드디어 간판이 보였다. 동해민박! 경주는 친구들을 향해 힘차게 뛰어나갔다. 육신은 납덩이같이 무거웠지만 마음은 종잇장처럼 가벼웠다.
감사의 글
은자
빨간 치마
수애
이쁜이
약속
희망에 날개를 달다
며칠 후, 며칠 후 만나리
고향의 봄
파란 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