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발을 디딘 국제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흥분과 열광 속에 차분히 뒤로 물러나 산업의 역사를 조망하고 균형된 해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이 내건 ‘세계화’라는 슬로건 아래 중국은 2001년 WTO에 가입하였고 중국 경제는 성장을 거듭한 끝에 2020년 미국 경제의 70% 수준까지 육박하였다. 중국은 G2로서의 권리 확보를 위해 나섰고 미국은 미·중 전쟁을 선포하며 중국을 세계 밸류 체인에서 빼고자 칼을 빼 들었다. 평화로운 무역환경 속에서 1990년대까지 30년간 미국시장에 직수출함으로써, 그 후 30년간은 중국을 통한 우회수출로 성장해온 한국 기업들은 과거 60년 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무역환경을 맞이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1990년대 이후 ‘세계화’의 물결에서 미국과 일본에서 기술을 모방하고 발 빠르게 중국으로 제조공장을 이전하여 원가경쟁력을 갖춤으로써 국제경쟁에 적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업전략은 지난 30년간 미국·일본·독일 등 세계 주요 공업국들이 공통적으로 채택하였고 한국 기업들이 누리던 지정학적, 지경학적 이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2021년 7월 『신용평가사가 들려주는 산업 이야기』 1권을 발간한 지 2년이 지났다. 이 책은 원래 미·중 패권경쟁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신(新)냉전의 시작임을 알리고, 주식시장에 횡행하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열기를 다소 냉정한 시각에서 바라보고자 기획된 것이었다.
지난 2년 동안의 국제 정치경제적 사건들은 이러한 시각이 옳았음을 증명하였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고 국제 에너지시장과 공급망 교란 속에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가 세계 경제에 똬리를 틀었다. 1991년 냉전 종식 후 30년간 지속된 세계화 시대가 종언을 고하였고, FRB가 주도하는 전대미문의 금리인상 속도에 놀라 주식, 채권, 부동산 가격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폭락하였다.
2021년 7월 1권을 발행한 지 2년 후 이 책을 다시 발간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1권의 내용이 경제 초심자가 기초를 쌓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고, 둘째, 2년 전 기술된 내용이지만 지금 시장에서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산업 이야기 2, 3』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산업 이야기 1』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산업 이야기 1, 2, 3』은 각각 따로 읽을 수도 있지만 3권의 책을 함께 읽는다면 고도로 복잡한 산업사회의 이면을 이해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본문 <개정판 서문>에서
개정판 서문
서문
헌정사
1부 국제 경제 환경을 보는 시각
1. 코로나 이후 중국 위기설의 의미 - 김명수
2. 글로벌라이제이션의 종언과 한국 기업의 리쇼어링 - 김명수
3. 기축통화의 어제, 오늘, 내일 - 김명수
4. 인플레이션 문제의 부활 - 김명수
5.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쟁점과 전망 - 송기종
6. 70年代 인플레이션의 교훈과 포스트코로나 - 송기종
2부 산업을 보는 시각
1. 전기차의 미래 - 김명수
2. 반도체 삼국지 (상) - D램전쟁 - 김명수
3. 반도체 삼국지 (중) - 플래시혁명 - 김명수
4. 반도체 삼국지 (하) - 파운드리의 진화 - 김명수
5. 서광이 비치는 한국 조선업 - 김명수, 김연수
6. 원자력산업이 나아갈 길 - 김명수
7. 유통전쟁 - 안영복
8. 시장지배적 국적항공사 - 최우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