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슬 푸른 청춘의 때, 우리는 절망까지도 찬란했다.
사랑하고 헤어지고 아파하고 선혈 같은 그리움으로 생의 끄트머리를 서성이고 불쑥 다가온 인연이 버거워 뒷걸음치던….
인생의 가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소소해서 위대한 삶의 편린.
오래된 정원에는 순치되지 않은 잔가지들이 있지만 그래서 더 그윽하고 향기로운 세상이다.
숙제를 마친 은발의 소년 소녀가 홀가분한 몸으로 호젓한 오솔길을 산책한다. 숲속에서 청량한 바람 한 줄기가 머리카락을 쓸고 지나간다. 코끝을 스치는 나무 향기가 상큼하다.
소설 몇 권쯤 엮어도 좋을 만큼의 굽이굽이 지나온 길을 더듬어 보면 갠 날과 흐린 날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래도 잘 살아왔다고 나 자신에게 조그만 보상이라고 하고 싶은 날이다.
산야가 푸르른 초여름의 넓은 잔디 마당에 자리를 펴야겠다. 친구의 기타 반주에 노래도 부르고 서툴지만 사랑 듬뿍 담긴 시 낭독도 어울리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세상살이의 한 페이지에 ‘작은 출판기념회’가 선물하는 새로운 추억 한 줄 써넣어야겠다.
오늘도 함께 무르익어 가는 글방 문우들은 당당하고 건재하다.
프롤로그
이윤주
바람의 고백
봄과 꽃과 새와 나
잊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그대 잊으리라
이별 연습
임영희
봄날의 왈츠
살구꽃 그늘 아래서
석모도에서
마당 깊은 집
빗길
한소희
카멜레온을 위하여
징후
失時里(시간을 잃어버린 마을)
부치지 못한 편지
숨은 사랑
김원호
나는 동생의 우상이다
위대한 행복
게들의 낙원
박수경
떼인 돈 받아 내기
가족 여행
그리운 고모님
만학도의 애환
미니 선풍기
오영욱
군 시절 이야기
유후상
잃어버린 결혼반지
아내는 단식 투쟁 중
울 큰 형님
이유상
새보다 자유롭게
천상의 화원
제주의 속설
창백한 푸른 별에서의 인연
임현숙
사랑이 담긴 시선으로
큰 병이 전해 주는 메시지
화해
고향 나들이
영어와의 인연
정은진
어린 날의 추억
작은집
첫사랑
결혼 이야기
황종태
그의 안나는 어디로
봄이 오면
나의 할머니
에필로그를 위한 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