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가수 겸 배우인 장근석 감독이 2016년에 연출한 단편영화 「위대한 유산」(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초청작)의 원작과 계간지 『소설문학』에 실린 「눈물은 오래전에 말라버렸다」 등 5편의 단편과 1편의 중편이 실려 있다.
「위대한 유산」
핏줄을 같이한 가족이지만 자신의 이익 앞에선 쉽게 무너지는 게 우리네 모습이다. 부모와 돈, 입 밖으로 내기 힘든 자식들의 아킬레스건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바라보는 가족들의 속내와 태도에서 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김유정 신인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이야기를 심각하지 않고 유쾌하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눈물은 오래전에 말라버렸다」
분단, 세계 누구도 우리만큼 분단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며 사는 민족은 없다. 그래서 우리만이 쓸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정치망명자의 삶을 통해 분단의 아픔의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분단 문학이 소홀이 취급되는 시기에 꼭 필요한 작품이 아닐까?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현실을 아주 구체적이고 디테일하다. 경제는 우리 삶을 세세히 간섭하고 옥죄인다. 이상과 신념이 굳건한 사람들이야 정신력으로 극복한다지만 보통 사람은 하루하루가 투쟁인 삶이다. 이 작품은 민주화 시대 이면의 아픔을 지역 운동가 아내의 삶을 통해 자세히 그려내고 있다. 민주화 보상법이 회자되는 이 시점에서 한번 들여다볼 만한 작품이 아닐까 한다.
「싸가지와 둘리」
먹고 사는 것, 쉽지 않다. 월급 받는 것, 절대 쉽지 않다. 토끼는 아니지만 간쓸개를 수시로 빼놓고 살아야 한다. 이 작품은 이러한 샐러리맨의 애환을 해학적인 문체로 거침없이 그려낸다. 직장과 가정의 경계선에서 힘들게 살던 사내에게 돌이킬 수 없는 위기가 찾아온다. 그동안 수많은 파고를 넘겼지만 이제 더 이상 극복은 없다. 사내는 자신이 선택한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자연인으로 돌아가고픈 생각이 나게 하는 작품이다.
「비곗덩어리」
그 누가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이 작품은 평범한 소시민이 탐욕을 부리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내의 소박한 욕심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결국 사내가 탄 욕망이라는 전차는 파멸을 향해 질주한다. 목숨을 걸고 탈출하려는 사내의 선택도 쉽지는 않다. 인간이 욕망에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황금일출」
오랜만에 보는 유미주의적 소설이다. 이 작품은 추암에서 맞이한 황금일출을 다시 찾으려는 화자와 요염한 관음상을 찾아 평생을 떠돈 사내의 이야기를 통해 예술지상주의의 극단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접하기 힘든 무속의 세계를 예술적 광기를 덧칠해 그려냄으로써 감각의 전율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위대한 유산
눈물은 오래전에 말라버렸다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싸가지와 둘리
비곗덩어리
황금일출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