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차 한 잔을 두고 수다를 떨 수 있는 상대와 마주한다면 소소한 행복을 만나는 일이다.
마음에 맞는 상대를 만나 수다를 떤다는 건 어쩌면 행운이다.
말하고 싶은 묻어 두었던 이야기와 유년의 기억과 추억을 꺼내 본다.
길을 걷다가 골목의 바람에게 작은 풀꽃에게도 말을 걸어 본다.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혼자 하는 일에 익숙해져 가고
독백이 늘어나는 자신을 보게 된다.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한 우리 모두와 수다를 떨고 싶은 날이다.
유년의 기억을 송두리째 그곳에 내려놓은 채 떠나왔다. 인생에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이지만 언제나 들여다볼 수 있는 그곳의 이야기들로 내 기억은 머무른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고 우리들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지만 만남은 언제나 고향의 아스라한 추억을 안주 삼아 한잔 술을 하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봄이면 종달새가 솟아오르고 여름이면 뻐꾸기가 울어 대던 고향은 지금 우리 기억에만 남아 있는 마을이다. 포도와 달콤한 복숭아가 익어 가던 여름날, 우리는 모깃불 피워 놓고 평상에 누워 별을 세었다. 계절에 따라 산과 들은 푸른색으로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황금색의 들판은 우리를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다. 겨울이면 모락모락 밥 짓는 연기가 굴뚝마다 피어오르고, 해 질 녘 아이들을 불러들이던 어머니들의 목소리가 골목골목 퍼져 나가던 그때가 그립다. 애잔한 추억으로 간직된 우리의 영원한 고향에서, 그때 우리는 행복했다.
정녕 봄은 쑥국이다
새해 달력
부자가 되는 법
새해에 소원이 이루어지다!
삼천포로 빠진 여행
그해 나는 서른, 아홉
봄날에
봄, 쑥국을 끓이며
사랑을 훔치다
오늘도 나는 행복의 콧노래를 부른다
벚꽃 바람
제비꽃 반지
길이 말하기를
감꽃은 지고
푸른 군복
그녀가 춤을 춘다
연꽃을 보며
여름, 그 섬에
구부러진 하천을 따라
그때 우리는
백일홍 인연
물 흐르듯
로또 맞은 자
부재중
기억의 창고
책장 속으로
수양이라고
우리는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