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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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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

출간일
2021-01-25
저자
한사람
분야
문학
판형
국판(148 X 210)
페이지
244
ISBN
979-11-6552-652-8
종이책 정가
13,000원
전자책 정가
8,450원
저자소개

한사람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
2014 토지문학제, 단편소설 「안락사회」로 대상 수상
영목문학상 수상
《계간문예》, 《한국소설》 등의 문예지에 작품 기고
소설 외, 공연 기획 및 작사가로도 활동한 바 있다.

토지문학제 대상 수상작 「안락사회」 수록

영목문학상 수상작 「클리타임네스트라」 수록


‘고민하는 작가의 문제의식이 돋보였다.’

- 「안락사회」 심사평 중에서: 평론가 정호웅. 소설가 공지영

 

‘적절한 절제의 미덕을 지니고 있어 충분히 당선작에 값한다.’ 

- 「클리타임네스트라」 심사평 중에서: 소설가 이동하. 소설가 백시종


첫 집필 시작 이후 16년 만에 펴내는 한사람의 첫 소설집이자 작품집. 문학상 수상작 두 편을 포함한 일곱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버려진 개들을 안락사시키는 작금의 현실에서 ‘파블로프의 개를 대상으로 한 조건반사 실험’을 떠올린 작가의 독창적이고 예리한 시선이 돋보인다. 그 시선은 우등과 열등의 구별, 적자생존,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인간 생태계로 확장된다. 개를 주인공으로 인간 사회를 그린 「안락사회」는 안락사가 안락사회로 확장되는 현실 인식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현실을 꿰뚫는 작가의 눈은 「코쿤룸」으로 이어진다. 언택트시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심화된 비대면 시대의 단면을 일찍이 앞서가 예언자처럼 그려 낸 작품이다. 디지털 다매체 시대의 인간 유형과 풍경을 세세하게 그리면서도 인간의 성장 과정과 트라우마의 관점에서, 이러한 시대가 인간의 내적 성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통찰한다. 한편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풍 감성의 이야기 「집구석 환경 조사서」는 한 가정의 역사와 시대의 역사가 나란히 흐르고 있음을 ‘웃프게’ 보여 준다. 심각하지만 어쩐지 웃기고 엉성한 가족의 모습이 장면마다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인간 욕망의 근원을 파헤친 젊은 청년의 이야기 「아름다운 나의 도시」는 욕망의 자극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보여 주며, 자신이 서 있는 현실의 자리를 되돌아보게 한다. 참과 거짓의 경계를 잃고 온전함과 광기도 구분되지 않는 ‘파생 전도’의 지점을 끈질기게 파헤친 어느 소설가의 이야기 「기억의 제단(祭壇)」은 붉은색 색채감으로 가득해 읽는 내내 핏빛 내음을 맡게 한다. 상인들의 호객 행위 소리도 흥정 소리도 들리지 않는 어느 조용한 집안이 사실은 치열한 자본의 시장일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두드러진 이야기 「조용한 시장(市場)」은 숙연함마저 느끼게 한다. 되바라진 듯 보이는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찾아가는 여성성과 그 담론에 관한 이야기 「클리타임네스트라」는 오래된 비디오, 오디오, 하숙집 등의 소품들이 아련한 추억을 소환한다. 진지함, 담백함, 따뜻함, 유머, 위트, 통찰, 페이소스를 고루 갖춘 개성 강한 일곱 편의 이야기는 작가의 사고와 문체의 유연함 그리고 무한함의 가능성을 증명한다. 특히 군더더기 없는 문체가 압권이다. 첫 소설 집필 후 15년. 그간 문예지 등에 발표한 작품 및 미발표작을 처음 세상에 내놓는 데는 작가의 어떤 결심이 작동했을 것이다. 


그것은 작가 스스로 털어놓은 바, 6년째 겪고 있는 번아웃증후군과 그로 인한 내려놓음이다. 애초 타인의 ‘안녕’을 위해 쓰여진 글이었다는 자각과, 이 정도가 최선이라는 자기 인식이 한사람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게 한 계기가 된 것. 그렇다면 작가가 겪고 있는 지독한 번아웃증후군에 감사해야 할까.


일곱 편의 소설, 아니 작가가 고집하는 ‘이야기’라는 표현은 소설을 쓰는 작가의 자세를 보여 준다. 소설은 이야기일 뿐이며, 그러나 세상에 건네는 ‘안부’와 같은 것이라는 인식. 그리하여 이 책은 표제작을 제목으로 선정하는 관행을 따르지 않는다. 그저 ‘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로서 독자에게 온전히 다가가길 바랄 뿐이다. 


하나 더 주목해 봐야 할 지점이 있다. 소설 혹은 일러스트와 함께 채워진 여타의 소설집과 달리 『일곱 편의 이야기, 일곱 번의 안부』에는 한사람 작가가 직접 기획하고, 스스로 피사체가 되어 작업한 사진이 여러 장 실려 있다. 표지 사진과 내용을 압축한 이미지 사진, 해설 대신 넣은 한 장의 사진이 그것이다. 15년 만에 처음 세상에 내놓는 자신의 ‘세계관’과 ‘예술작품’을 좀 더 자기답게 꾸려 보고자 한 ‘자기표현’의 일환이자, 순수문학 특히 단편소설과 독자와의 거리감을 좁혀 보려는 나름의 노력이기도 하다. 소설과 사진 그리고 직접 사진의 모델로 의미를 표현하고자 한 행위예술적 자세는 소설과 타 장르와의 융복합적 시도로 봐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소설집 말미에 실리곤 하는 비평가의 해설을 과감하게 빼고 사진 한 장으로 대체한 것은, 독자의 감상을 더욱 열어 놓고 싶은 바람이자 기존의 관행을 깨 보려는 한사람 작가의 작은 일탈이며 나름의 실험인 셈이다. 

휘익, 학습된 휘파람 소리가 섞여 들어와 머리를 쿵쿵 두드렸다. 최변이 모르는 게 있다. 내가 언제인가부터 그의 휘파람 소리에도 침을 흘리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한 날, 나는 다짐했었다. 가끔은 나를 속이기도 하는 저 소리에 침 흘리지 말자고. 그러자 정말로 휘익, 소리를 듣고도 더 이상 침이 고이지 않았다.

- 「안락사회」 중에서 


동화책에 이런 내용이 있어. 한 소년이 누에고치 속에서 나방이 나오려고 애쓰는 걸 보았대. 소년은 그 모습이 너무 딱하더래. 그래서 칼로 구멍을 찢어 주었지. 그랬더니 밖으로 나온 나방이 얼마 못 가 죽어 버렸대. 나방은 누에고치에서 빠져나오려는 과정을 겪어야만 죽지에 힘이 생겨 날 수 있게 되는 거야.

- 「코쿤룸」 중에서


집구석이 문제야. 이놈의 집구석……. 집구석이란 단어에선 애증의 냄새가 난다. 가정과 집구석 중에, 가족과 어울리는 단어는 단연 집구석이다.

- 「집구석 환경 조사서」 중에서 


나는 여섯 살이었다. 엄마는 은밀한 목소리로 이런 처세를 알려 주었다. “잘 들어 둬. 고스톱 치다가 바닥에 먹을 게 없잖냐. 그러니까 맨땅에 헤딩해야 할 상황에 처하거든, ‘비, 풍, 초, 똥, 팔, 삼’ 일단 요 순서대로 버리는 거야. 이게 다 욕심 부리자면 끝도 없는 패거든. 쥐고 있다가 쓰리고에 피박 쓰고 쌍코피까지 터지면 아주 끝장이야, 끝장.”

- 「아름다운 나의 도시」 중에서


나는 머리맡에 둔 수첩을 펼치고 닥치는 대로 썼다. 견디기 위해서. 나를 따라다니는, 나를 괴롭히는, 가끔씩 내 머릿속에서 타오르는 불씨. 나는 머릿속에 들어찬 무수한 ‘너’를 증오하며 오직 잊기 위해 글을 썼다. 문장 안에 ‘너’를 가두고 닫아 버렸다. …… 나는 ‘너’를 오랫동안 죽을 때까지 종이 위에 박제시켜 놓을 수 있다고 믿었다.

- 「기억의 제단(祭壇)」 중에서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에 속도가 붙었다. 부조리를 향한 삿대질, 충만해진 정의감, 뭔가 확 엎어 버리고 싶은 혁명의 에너지가 손가락에서 자판을 타고 인터넷 세상으로 건너갔다. 욕 좀 하는 키보드 워리어로 게시판을 실컷 누빈 사내는 조금씩 감정이 누그러져 오는 것을 느꼈다. 변한 건 없어도 어쨌든 좀 살 것 같았고, 일단은 그걸로 족했다. 

- 「조용한 시장(市場)」 중에서 


그동안 나는, 이렇게 미끈한 상태로 젊음을 누리다 스물아홉엔 미련 없이 삶을 버릴 작정이었다. 솔직히 지금도 나는 너무 일찍 세상을 알아 버린 포만감 때문에 남은 생이 좀 지루하다.

- 「클리타임네스트라」 중에서 

안락사회 

코쿤룸 

집구석 환경 조사서

아름다운 나의 도시

기억의 제단(祭壇)

조용한 시장(市場)

클리타임네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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