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출간도서

목록으로

사랑의 거리 1.435미터

출간일
2022-10-31
저자
김만년
분야
문학
판형
신국판(152 X 225)
페이지
268
ISBN
979-11-392-0740-8
종이책 정가
14,500원
전자책 정가
저자소개

김만년

경북예천에서 태어나 봉화에서 성장했다. 코레일 홍보실을 거쳐 35년간 코레일기관사로 재직했다. 방송대국문과, 동국대문화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2003년 수필 「상사화는 피고지고」, 2004년 詩 「겨울, 수색역에서」를 『월간문학』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경남신문신춘문예』에 수필 「노을을 읽다」가 당선되었고, 2018년 『에세이문학』에 천료되었다.
근로자문화예술제 시 부문 대통령상, 공무원문예대전 수필부문 국무총리상, 시 부문 장관상, 대구일보 전국수필대전 금상, 독도문예대전 산문부문 최우수상, 투데이신문 직장인신춘문예 수필 당선, 전태일문학상, 김포문학상, 인권위원장상 외 다수를 수상했다. 『The수필』 「빛나는 수필가 60」에 4년 연속 선정되었으며 2021년 한국문화예술 위원회 문학창작기금 수혜작가로 선정되었다.
낭독의 발견(kbs), 한국현대시100주년 시인만세(kbs) 등에 출연했으며 수필 「상사화는 피고지고」란 작품이 재연드라마(mbc)로 방송되기도 했다.

sanha3000@hanmail.net

  김만년의 첫 수필집 『사랑의 거리 1.435미터』가 <지식과 감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는 서른다섯 해를 철길을 달렸다. 불모에 땅에도 꽃은 핀다. 투박한 철길 위에 오종종 일어서는 민들레, 그 환한 언어의 씨앗들을 받아 적었다. 근로자문화예술제 시부문 대통령상, 공무원문예대전 수필부문 국무총리상, 전태일문학상 등은 민들레가 피운 꽃 소식이다.

  저자는 짙은 서정성으로 자연과 철길을 노래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이웃을 응시한다. 하늘과 바람과 풀벌레들의 안부를 묻고 파지를 줍는 젖은 사람들의 안위를 걱정한다. 글이 ‘나’를 떠나 세상의 공로公路로 흘러가기를 바란다. 소재와 사유의 폭이 넓고 깊다. 『사랑의 거리 1.435미터』는 현장에서 길어 올린 탄탄한 문장과 시적상상력으로 독자들을 깊은 공감의 세계로 이끈다.

기적소리는 집을 향하고 어머니는 노을 속에 있다

   


수필의 원질은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대개 과거로부터 온다. 과거는 퇴행성관절염처럼 저리고 아프다. 아픈 것이 수필이다. 그래서 수필은 기억의 집을 짓는 일처럼 허무하다. 그러나 나는 그 기억의 힘으로 오늘하루를 견인한다.

독수공방으로 글을 썼다. 그래서 규범이나 전형성에 구애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힘이 많이 들어갔고 수사修辭과잉이 늘 마음에 걸린다. 과한 상상력이 인과성에 장애가 되지는 않을까도 싶다. 언어를 낭비한 것도 같다. 부끄럽다. 그러나 또 고맙다. 남루한 주머니에 문학이란 잔고가 있었기에 내 삶이 영 허전하지는 않았다.<저자의 말>중에서(4~5쪽)


저 기적소리는 세상의 모든 길을 돌아 종내는 그곳으로 돌아갔으리라. 기다림 쪽으로 가고 어머니를 향했으리라. 기적소리가 번성하던 시절, 기차는 역장의 발차전호로 떠나고 기적은 매번 어머니의 손끝에서 울었기에, 어쩌면 파랑 같은 한 시대를 떠밀고 온 힘은 어머니의 손끝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여리면서도 강한, 그 손끝이 있었기에 지금의 그대가 있는 것이라고, 그 힘으로 오늘하루를 견인하는 것이라고, <기적소리, 그 멀고 아련한 것들에 대하여>중에서(82쪽)


산모롱이 돌아가는 철길을 바라본다. 어느 먼 고대의 산맥에서 흘러온 지류이기에 품이 저리 크고 넉넉할까. 한생 바닥에 눕혀 푸릇한 산맥으로 기차를 떠나보내는 철길, 저렇게 은빛 팔을 뻗어 산을 품고 세상을 잇는다. 때론 먼 곳을 반추시키고 그리운 사람들을 전송한다. 치우침 없이 살라는 평심平心의 지혜를 일깨운다. 한자리를 지키라는 항심恒心의 마음을 읽는다.  <사랑의 거리 1.435미터>중에서(112쪽)


첫 장을 넘기면 산막 같은 초가가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른다. 노을 저편으로 아흔아홉 마리의 양떼들이 줄지어 흘러간다. 흰 싸리울 너머로 목화이불이 너풀댄다. 앵두꽃 분분한 마당엔 묵은 닭들이 맨드라미 붉은 볏을 쪼고 있다. 어린 솜털구름들이 엄마구름 섶으로 모였다가 흩어지곤 한다. 엄마는 노을 강에 앉아서 열두 폭 푸른 옥양목을 서천으로 푼다. 보리타작을 하던 아버지는 그새 불콰해져 황소구름을 베고 초저녁잠을 주무신다. 떡 광주리를 이고 파장 길을 걸어가는 엄마의 구름버선도 보인다. 새털 모자를 쓴 아이들이 구름능선을 달리고 커다란 산뽕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나던, 달그락거리던 엄마의 관절이 구만리 노을 산을 넘을 때까지 세월 모르게 철없던, 어쩌면 내 어린 날의 생가 같기도 한 노을동화 한 편, 이제는 뜨거운 밑줄 하나 그을 수 없지만 두고두고 읽어도 지루하지 않은 나만의 명작이다. <노을을 읽다> 중에서(71쪽)


사람은 누구나 두 개의 탈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나는 내면으로 향하는 탈이고 하나는 밖으로 드러나는 탈이다. 안은 심성이고 밖은 표정이다. 밖을 향하는 탈은 위장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탈은 선비탈처럼 쉽게 읽히고 만다. 표정은 심성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탈> 중에서(19쪽)


암벽에 손을 얹으니 잔잔한 파동이 느껴진다. 지구가 소용돌이치던 어느 신생의 아침에 백두대간의 지층을 뚫고 불쑥 솟아올랐으리라. 창망한 바다에 홀로 서서 말간 햇덩이 억만 번은 길어 올렸으리라. 청동새 날아오르던 백악의 노을 바라보며 눈빛 짓무르도록 고국의 산맥을 연모해왔을 게다. <독도, 닻을 내리다> 중에서(20~21쪽)


스물 몇 살 새파란 날이 흘러가고 어느새 귀밑머리 희끗한 반백의 기관사가 되었건만 좋은 시절은 여전히 미래진행형이다. 물컹한 만남은 언제나 희망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일까. 막혔던 눈물길은 아직 열리지 않았고 통일은 여전히 공허한 수사로만 덧칠되고 있다. 불통不通의 세월이 수수방관하는 사이 복사꽃 붉던 뺨, 기다림도 이산의 한도 꽃잎처럼 시들어갔다. <월정리역 비가> 중에서(87쪽)


‘마당’ 하고 가만히 읊조리면 등 굽은 당신의 뒷모습이 보인다. 둥글고 넉넉한 자리 군말 없이 내어주던 당신의 너른 품이 보인다. 차지고 영근 곡식들 광으로 들여보내고 빈 땅으로 돌아앉은 당신의 가없는 희생이 보인다. 비우면서 스스로 충만한 마당, 그 너른 품에 어머니란 동의어를 가만히 얹어본다. <마당> 중에서(126쪽)


당신 누운 발치에/올해도 산수유꽃 피었습니다/노란 수다가 쟁글쟁글 가지마다 벙글었습니다/곤줄박이 한 마리/보풀한 꽃숭어리에 앉아 금분을 찍습니다

환한 꽃가지 한 구절/어쩌면 당신 알뜰한 소식일까/어느새 입 안 가득 노란 물이 배어옵니다/저렇게 또 가을까지 붉어지면/참하고 영근 말씀 몇 됫박은 얻을 수 있겠습니다

애련애련/옛 생각 한 자락/오늘도 당신 발치에 앉아 저물고 있습니다/어린 바람 다독여 맨 먼저 보내온/당신의 꽃 편지를 읽습니다   <마지막 벌초세대> 중에서(175쪽)   


언젠가 당신 고요히 수평에 드는 날, 욕망도 집착도 울음처럼 잦아드는 날, 그땐 신발을 벗을 수 있겠죠. 그때는 나도 바닥을 떠날 수 있을까요. 홀가분하게 날아오를 수 있을까요. 어쩌면 조금은 낯설기도 한 당신 평안한 얼굴 바라볼 수도 있겠죠. 발‘我’을 잊고 사는 당신, 그때까지 부디 강녕하세요. 참, 발은 꼭 손으로 씻으세요.<발을 잊은 당신에게> 중에서(266쪽)


저자의 말


노을을 읽다

독도, 닻을 내리다

채마밭 소묘

소낙비 내리는 동안

몽돌

즐거운 조문

하늘다리 가는 길

민들레농장 열애기

하회에 젖다

맛있는 술잔

감자 먹기 좋은 날

노을을 읽다 


사랑의 거리 1.435미터

기적소리, 그 멀고 아련한 것들에 대하여

월정리역 비가

사과 한 알의 모정

철의 향기

지하철 타는 아이

러브 오브 시베리아

사랑의 거리 1.435미터


오래된 집

상사화는 피고 지고

마당

찐빵이 익어가는 저녁

헛기침

여섯 명의 은전 도둑

샘치기

한 장의 사진

오래된 집


양치기 개와 춤을 

성형시대

막걸리애愛

마지막 벌초 세대

탑골애상

두부야 미안해

불임의 계절

개나리꽃 단상

그들의 소망

꾸구리와 미꾸리

양치기 개와 춤을


발을 잊은 당신에게 

가재, 꼬리를 내리다

아내의 그림

둥지

장닭 임종기

밤을 주우며

연리목

두 켤레의 운동화

아내의 붓다

발을 잊은 당신에게


닫기

출판상담문의

오전 9시 ~ 오후 6시

070-4651-3730

세상과 책을 잇는
마중물같은 출판사
지식과감성#

고객센터 전화상담

070-4651-3730

평일 오전 9시 ~ 오후 6시
(점심시간 : 11시 25분 ~ 1시)

1:1 온라인 상담

지식과감성# 카카오플러스 친구 추가

메일 또는 카카오톡으로 상담 신청 가능

원고 및 파일전송

웹하드 접속하기
아이디 : ksbookup 비밀번호 : ks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