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이국의 초지에서 잃어버린 고향의 보리밭과 눈물 짓던 어린 소녀를 만났듯이 여행은 단순한 장소의 이동만이 아니다. 시공을 초월한 뜻밖의 경험을 하기도 한다. 새로운 풍경은 끊임없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사유의 샘을 자극한다. 굳어 있던 감성이 촉촉하게 깨어나고 즐겁고 흥분된 기분은 충만한 자아를 느끼게 한다. 낯선 풍물을 통해 그 땅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뿐만 아니라 오래된 마을, 무너진 성, 빈 들판에서도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하게 된다.

- 본문 중에서 -

시작이 반이라더니 드디어 내일 출발이다. 마지막으로 약봉지를 다시 확인하는 나를 남편은 불안스럽게 바라본다. 중국 황룡구 여행에서 만났던 할머니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70이 넘은 나이에 한쪽 다리까지 절뚝거리던 시골 할머니였다. 4,000m 가까운 고지를 오르는 리프트 앞에서 같이 온 마을 분들은 고산증을 염려해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할머니만은 달랐다.

“나 죽으면 그 자리에 묻어 버려. 지금 안 보면 언제 볼 거여.” 할머니는 씩씩하게 리프트에 올랐다. 인천공항에 돌아와서였다. 유리 벽 너머 대기 중인 비행기를 바라보던 할머니가 말했다.

“어이구, 저거 타고 또 떠나고 싶다야.”

웃던 남편이 어느새 코를 곤다. 열정 넘치는 아내와 파워 넘치는 남편이 만들어 내는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을 꿈꾸며 나도 눈을 붙였다.

- 본문 중에서 -

작가의 말

1부 열정과 파워의 콤비네이션 

열정과 파워의 콤비네이션

찬란한 빛의 전당

꽃의 성

어둠 속의 불꽃

샤르트르블루

초록의 바다에 빠지다

2부 노르망디 연안의 도시들

모네가 사랑한 항구 - 에트르타

재건한 도시 - 르아브르

대서양의 흑진주 - 옹플뢰르

영화 〈남과 여〉의 도시 - 도빌

바다 위의 고성 – 몽생미셸

3부 루아르강 가의 고성들 

루아르강 가의 고성들

와인의 본가 – 보르도

도시를 살린 미술관 -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피레네 산맥 너머 –사라고사, 안도라 공국

복원된 요새 도시 – 카르카손

4부 프로방스! 프로방스! 

프로방스! 프로방스!

빛나는 별이 되어

아를의 로마 유적지

세잔의 고향 – 엑상프로방스

향수의 본고장 –그라스

샤갈의 마을엔 눈도 색으로 흐른다

행복을 팝니다

코트다쥐르의 관문 - 니스

지중해의 해바라기 – 에즈

5부 이탈리아 토스카나

눈으로 반, 상상으로 반

시에나의 시간은 멈춘 채 흐른다

메디치가의 도시 – 피렌체

새 시대의 선구자 - 조토

돌로미테

6부 봄의 향연

와인가도

그곳에서는 늘 초보였다

1.2㎏의 몸값

구글 님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