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혹은 잊혀 버린 기억, 때론 후회로 얼룩진 삶과 일상이라고 하더라도 저자는 세밀한 묘사력으로 그만의 시 세계를 당당히 그려낸다.
‘삶은 아주 긴 자살의 과정’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시는 극복의 과정’이라고 소개한다. 돌아보면 지나온 삶의 기억들은 모두 거짓. 아직도 슬픔밖에 적을 것이 없다고 저자는 말하지만, 그의 시편을 조용히 열어보면 그만의 삶을 향한 애정 어린 시선이 들어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지은이 말
1부
나지막이 앉아서 보면
통돌이 세탁기가 돌아가는 시간
래퍼타입으로
징
12월의 장미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752번지
코로나19#방 ―1955
삐빠빠룰라
빌 에반스를 그리며
토요일 토요일 밤에
멍때리기
창고
자장면에 대하여
머그잔 필통 속 연가
분리수거하는 날
송어
2부
어떤 의식에 대한 성찰
덕계역 가는 버스
23.5도
어떤 꼰대의 반성문
드라마
역마살
사월이 오면
코로나19#방 ―모기의 전쟁
물의 계보
코로나19#방 ―꿈
입동 지날 즈음
폭염주의보
뒤통수가 아프다
정물이 있는 풍경
산벚꽃 나무 그늘 아래
3부
병아리 감별법
숫총각 딱지를 떼다
몽키하우스
오토바이가 있는 풍경
개꿈
기미년 정초에
길바닥에 피는 꽃
코로나19#방 ―못 찾겠다 꾀꼬리
쇼팽 왈츠 9번 이별
나는 양주에서 폼나게 산다
낙원동에 가면 빨간 장미를
땅의 계보
매듭에 대한 단상
튜울립 꽃밭을 지나가다가
양파 껍질을 벗기며
4부
흰긴수염고래와 멸치볶음의 역학 개론
자동차로 지은 집
낙화
그늘에 내리는 눈
푸른 창공으로 날아간 삐삐새 (동시)
코로나19#방 ―장마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2악장
일요일 늦은 아침 식사 글로벌 레시피
길가에 앉아
칼
나는 누구입니까
다섯 손가락
봄이 오면 산에 들에
금오3동 사람들
까치집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