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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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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랑의 매니큐어그림 이야기

출간일
2014-05-16
저자
서금랑
분야
취미·예술·실용
판형
기타
페이지
104
ISBN
979-11-5528-207-6
종이책 정가
12,000원
전자책 정가
6,000원
저자소개

서금랑

열 살에 죽은 내 친구...
엄마 손 잡고 동네 초상집 따라가
몇 점 얻어먹은 돼지고기 때문이었다.
열 대여섯에 죽은
내 소꿉친구의 남동생 욱이
물에 빠진 술꾼 아버지를 구하려다 죽었다.
그 통에 그 집은 풍비박산 났다.
스물한 살에 가버린 내 친구...
죽어라 좋아했던 남자가 다른 여자만 좋아라 하니
이 약국 저 약국 돌며 한 움큼 사 모은 수면제를
먹고 죽었다.
또 한 친구는 연탄가스로 죽었다.
서른 몇 살에 죽은 내 친구의 친구...
살림 솜씨가 딱 부러졌다.
어릴 적 계모 밑에서 컸다는데
훌륭한 남편 만나
그 옛날 반포 아파트에서 예쁘게 꾸며놓고
딸 셋 낳고 행복하게 살았는데
위암인가로 죽었다고 했다.

마흔 몇 살에 죽은 내 제일 친한 친구...
내게 엄청난 빚보증을 서게 해
나를 죽을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아파트에서 떨어져 죽었다.
오십에 죽은 O여사...
사당동 재개발 때 앞장서 싸웠는데
화를 못 이겨 매일 팔팔 뛰었다.
덕분에 소송에 이겨 편히 살만 할 때
그녀는 췌장암으로 먼저 떠났다.
남편은 처녀 장가들어 그 아파트에서
재미있게 산다며 동네 엄마들은 못마땅해 한다.

오십에 죽은 또 한 친구...
부자 남편 만나 호의호식하며 살았는데
몹쓸 바람기 때문에 남편에게 맞아 죽었다.
그러나 친구들은 모두 쉬! 쉬! 했다.
나 혼자 헐떡거리다 쓰러져 병만 더 깊어졌다.
육십이 넘자 가끔씩 누구누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죽고 싶다는 하소연도 듣는다.
엊그제도 어릴 적부터 내게 상처 많이 주었던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친구가 췌장암으로 죽었단다.
그래도 불쌍했고 큰 쇼크였다.
타인의 죽음이 내 삶을 일깨워준다 했던가?
내 아들은 음악에 미쳐 공부도 않고 속을 팍팍 썩이다가 19살에 죽었다.
그 후 20여년 내 삶은 처절했다.
그러나 내 인생을 통틀어 그렇게 착하고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이제 내 남은 생은 얼마나 될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답은 하나다.
오래 살아야 한다.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니까...
순수해야한다.
순수 그이상의 가치는 없으므로...
노력한 사람의 자신감, 순수한 사람의 용기로
창의력 넘치는 멋쟁이의 삶을 살 것이다.

-서금랑

눈꺼풀 연축이라는 희귀질환과의 처절한 싸움 속에서 발견한 한줄기 광명, 매니큐어 화.

흔히 볼 수 있는 일용품, 생활용품에 매니큐어로 섬세하게 그려간 작품을 따라가다 보면 화려하게 재탄생된 작품들처럼 자신의 마음도 환하게 밝아져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매니큐어만으로 만든 것이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새삼 삶에 대한 희망과 용기가 가슴속에 가득 차게 된다.

작은 시도가 가져온 큰 삶의 변화를 부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발견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내 소꿉친구 영이는 늘 손톱에 빨간색 매니큐어를 발랐다.

그녀는 빨강 손톱이 모든 액운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70이 다된 오늘도 그녀는 열심히 매니큐어를 바른다.


6년 전 홈쇼핑 채널에서 15가지 색깔의 매니큐어를 소개하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 영이 생각이 났다.

나는 남편에게 빨리 홈쇼핑에 전화를 좀 걸어달라고 부탁했다.

매니큐어를 받아들고 ‘어쩌면 이리도 고운 색들을 만들었을까?

세월이 참 좋아졌구나’ 하고 생각 했다.


나는 열 손톱에 내가 좋아하는 색들을 바르고 꽃도 그려넣었다.

예뻤다. ‘백가지 액운도 막아주겠지...’ 며칠은 행복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니 손톱이 무겁고 마음까지 갑갑해져 왔다.

손톱들이 숨을 쉴 수 없다고 아우성치는 듯 했다.

음식에 부스러기가 들어갈까 불안하기도 했다.

아세톤으로 싹 지워버리니 손톱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그 후 몇 년째 책상 구석에서 잠만 자던 매니큐어들을 

어느 날 새벽 열어보니 떡떡하게 굳어가고 있었다.

나는 우리 집 낡은 화분과 주워온 항아리며 화분, 빛바랜 플라스틱

장난감에 매니큐어로 그림을 그려보았다.

낡고 퇴색해 버려진 것들이 화사하게 웃으며 살아났다.

잠을 깬 남편은 극찬했다.


십 수 년을 병마와 싸우며, 

어느 날은 하루에도 내과, 안과, 신경정신과를 차례로 드나들었다.

거의 시각장애인 상태로 눈을 제대로 못 뜨고 산다.

덕분에 집 안팎살림은 몽땅 남편 차지가 되었다.

두세 달에 한 번씩 보톡스 주사로 억지로 눈을 띄워 놓지만 고통과 불편함은 

상상초월이다. 

그나마 놀라운 현대의학의 혜택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내 안과 주치의께서는 평생 안고 갈 난치병이라고 하셨다.


어느 날 TV를 보니 나와 같은 병(눈꺼풀 연축)을 앓고 있는 한 여인이,

남편이 그녀를 위해 풍광 좋은 곳에 유리로 집을 지어 주었는데, 좋은 공기에

햇볕 많이 쬐고, 좋아하는 음악 들으며, 꽃 가꾸고 마음 편히 살다보니

눈의 통증이 사라지면서 좋아졌다고 했다.


나도 매니큐어로 그림을 그릴 때면 눈이 빵그렇게 떠지고, 마음도 편하고 즐겁다.

어쩌면 나도 그 여인처럼 완치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생긴다.  

얼마 전 터키의 한 시골농부의 아내가 심심풀이로 그렸던 그림들이

하루아침에 그녀를 세계적인 화가로 만들어주었다.


나도 하면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불행과 고통속의 열정은

작가를 만든다.

철학자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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