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서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 그 후 물에서 헤엄치기 시작하였고, 이윽고 하늘도 날게 되었다. 그리하여 인간은 새로운 공간에서 그들의 꿈을 펼쳐 나갔다. 그러나 그 모두가 직립의 상태에서 이루어졌다. 어쩌다 도립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것은 극히 잠시뿐이었다. 그것은 그들의 시각과 활동의 공간을 제한하였다. 그것은 불행과 고난과 재난의 양산 속에서 인간을 질식하게 해 왔다. 이제 인간은 한 가지 하지 않은 것, 즉 도립의 시대로, 물구나무서기의 공간으로 들어가야 한다. 거기에 우리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시공이 있기에. 또한 거기에 여름 밤 하늘에 반짝이는 무수한 별들 같은 詩들이 반짝이기에.
눈을 닦고 씻고 보아도
보이지 않을 때는
눈을 감고 보아라.
네 속에 도사리고 있는 것
검고 붉은 것이 보이는가?
귀를 닦고 씻고 들어도
들리지 않을 때는
귀를 막고 들어라.
네 속에서 아우성치고 있는
검고 붉은 소리 들리는가?
그것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뜨고 사는 세상
그것을 듣지 않으려고
귀를 기울이며 사는 세상
물구나무서기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세상의 평화는
평화가 아니다.
- 본문 ‘물구나무서기’ 中
1부
괴물
해난 사고
말씀
符號(부호)
마로니에 공원
눈(雪)과 炭(탄)
새를 보고 있자니
물구나무서기
어머니가 내린다
아기와 어른의 웃음
국화가 詩다
허공
오! 半(반)백 년
흙이 되어 가는 墓(묘)
목숨 한 알갱이
머리카락 한 올
아버지의 선풍기
천장의 선풍기
커피 타임
睦和風樂(목화풍락)
新聞(신문)
박 제상의 아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곡예사
피아노 탄주
폐지 줍는 老婆(노파)
커피 한 잔
추락하는 飛翔(비상)
하늘을 쳐다보지 않는 사람들
아예 깃발을 버릴 일이다
침몰
관광 가이드
늦더위
혈압약
傳道紙(전도지)
가면극
마트에 앉아
우리의 이름
순결한 언어
꿈 같은 현실
공항에 부는 바람
도그빌
널뛰기
눈을 감고도 환한 길
시간을 사라
詩가 된 나무
빌딩의 숲
코미디
립스틱
별꽃놀이
피카소
물수제비
호별봉사
파랑새
거인들
꿈의 球場(구장)
10월
그것은 이미 책이 아니다
마음을 지키자
가을의 현충원
국립 현충원에서
하나는 하나
어찌하여 돌아가려는가?
山村(산촌)에서
갈 곳은 없는데
44년 전 그 자리에서
시골 정거장
마지막 샛길
호화 뷔페에서
나그네
세 아들
젊은 노인
피보다 진한 물
노인과 낙엽
책 빛
聖經(성경)
흙으로 보듬어서
2부
강철 띠
새봄을 기다리는
大會(대회)
찢긴 튜브
食言(식언)
山은 용광로
가을의 카페에서
없으면서 있다는가?
죽음의 골짜기
빛이요 길이요 진리요
鼈主簿傳(별주부전)
別天地(별천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
망각
어차피
自手成家(자수성가)
아버지 이름으로 걸음
아래로 올라가는 물
지구의 공전
人間至上主義者(인간지상주의자)
산은 언제나
無價(무가)의 노동
얼음과 불
하늘과 바람
새 역사
꿈이 잠을 깰 때
용서의 캔버스
詩≒音樂(시≒음악)
봄날의 토요일
지구와 책
自由意志(자유의지)
고교 졸업 50주년
봄이 오는 문턱에서
뜨거운 소리
아디오스 아미고!
숨을 죽이고 있는데
꽃을 피우지 않는 사람
울려면 웃으라
온 데에서
선율은 물결을 타고
復活(부활)
黃砂(황사)
벼랑 가에서 춤추는 소경들
용감한 사람들
워킹하는 여대생
입학 100주년
무덤이 싫은 것은
봉사의 직무
여름의 신호
落照(낙조)
맛있는 이야기
엄마의 피
장미 한 몸
맴도는 시간
미친 바람
마스크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것
疫病과 地震(역병과 지진)
알 수 없는 사람
옹달샘의 여인
현관에서
문병
늙지 않는 소리
젊은 시절에
있는 듯 없는 듯
빈 조각배
이집트에서의 탈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