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 가기 전 작은 발자국 하나를 종이 위에 남긴다. 나와 함께 걸어온 이들의 발자국도 있고, 나를 품어 주었던 자연도, 가족도 있다. 또한, 땀과 노고가 쌓인 일터도 종이 위에서 숨 쉰다.
태어나 지금까지 온 내 호흡과 발자국이 이 한 권의 책에서 나를 말하고 있다.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았을 세상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나는 세월이 만든 바람 속에 흔들리며 살아가는 작은 움직임에 불과하기에
삶, 그리고
태어나 흔적 하나 남기면 되지 않을까, 땅이 펼쳐진 흙에 누군가는 깊게, 누군가는 얇게 족적을 그리지만, 내 족적은 얕을지라도 살아서 꿈틀거리고 있으니, 잘 걸어왔다는 것을 알지 않을까.
하루가 온다지만, 24시간은 언제나 작게 오고.
걸음이 빨라 뒤에 펼쳐진 파노라마를 볼 눈 없이, 하루 없이 살지만, 허공 속에 그려진 이정표의 손길은 쉬지 않고 달린다. 손길이 도착 지점에 어떤 물음표 하나 자리 잡게 할는지 현란한 몸짓은 쉴 틈이 없다.
꽃길이 펼쳐진 그곳에 향기는 사라져도 땅속 구덩이는 말한다. 다른 길에서 걸음 하나와 구덩이 하나는 또 다른 향기를 펼치기 위해서 길 손님을 찾는다.
본문 중에서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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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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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버드나무 아래
뒷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