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캐나다 국경까지 간다!
아킬레스건 완파 이후 4,300㎞의 PCT 횡단기
캐나다 국경을 넘어 우리는 다시 20㎞에 가까운 산중을 걸어야 했다. 그리고 PCT에 대해 전혀 모르는 도시인들 가득한 낯선 곳에서 3번에 걸쳐 히치하이킹을 시도한 후에야 밴쿠버에 들어올 수 있었다. 마지막엔 1시간이 넘도록 차가 한 대도 서지 않았는데, 우리를 차에 태워 준 아저씨는 ‘저 미친 사람들은 뭘까?’ 하는 신기한 마음에 세웠다고 했다. 그간 PCT 하이커로서 누릴 수 있었던 사람들의 호의가 하루 만에 먼지처럼 사라져 버렸다.
이틀간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토록 바랐던 따뜻한 방에서 위스키를 원 없이 마시고 실컷 퍼질러 잤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이상하게 허전하고 허탈했다. 꿈은 이루는 것보다 꿈을 향해 가는 과정이 더 즐거운 법이었다.
PCT를 알게 되고, 멕시코 국경에서 시작해 캐나다 국경까지 닿기 위해 지나쳤던 그 모든 과정이 이제는 아득한 옛이야기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삶에 강렬한 추억으로 남은 PCT 하이킹!
“호, 난 ‘이상주의자보다 경험주의자가 되어라’라는 말을 참 좋아해. 사람은 말이야 타인에게는 그의 성공으로부터 배우는 게 많지만 자신에게는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이 더 많더라고. 부딪히고 깨지고 그러면서 삶을 조금씩 배워가는 게 아닌가 싶어.”
- 본문 중에서
영화 〈와일드〉를 통해 갖게 된 ‘PCT’에의 꿈.
하지만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던 PCT. 출국을 얼마 앞두지 않고, 아킬레스건이 완파되어 수술해야 했던 저자는 과연 무사히 캐나다 국경에 닿을 수 있을 것인가!
저자의 책 《워킹》에는 PCT 길을 걸으며 겪게 된 저자의 여정과 사진이 담겨 있다. 멕시코 국경에서부터 4,300㎞를 걸어 캐나다 국경에 닿기까지, 그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계속되는 고난 그리고 나를 찾는 여정이 오롯이 담겨 있다. 단순한 육체적 고통에서부터 죽음에의 두려움, 생각지 못했던 위기에서 느끼는 낭패감. 또한,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갈등까지. 극한의 도보 여행길에서 저자는 과연 어떤 사람들과 만나고 또 어떤 생각을 하며 자신을 다져 갔을까. 그리고 길이 끝나는 그 순간에 저자는 어떤 황홀함을 느끼게 되었을까.
프롤로그
CHAPTER 1 사막 - SOUTH CALIFORNIA
불행아
타는 목마름으로
달팽이
호와 진
길 위의 천사들
길 위의 기적, 트레일 매직
친구 제시
짧은 하루
Oh~Boy!
달의 집, 카사 데 루나
새로운 동행
CHAPTER 2 Heaven - SIERRA
천상으로의 입성
최고봉 휘트니산
기적의 완치
인생사 새옹지마
굶주림
맘모스 레이크의 레이몬드
몽환
땅 위의 천상 시에라, 안녕
CHAPTER 3 창림(蒼林) - NORTH CALIFORNIA
이별재회
Hoc quoque transilit
여장부 케이트 할머니
두 번의 기적
은진이의 결심
야행
CHAPTER 4 Highway – OREGON
세렌디피티
역치
내 친구, 마크
가을비
CHAPTER 5 겨울왕국 - WASHINGTON
마지막 관문에서 만난 사람들
회상
인디언 서머
필승법
겨울왕국
국경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