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별일 없던 날들이 오늘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니 내일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소소한 하루하루가 겹쳐지면 일상이라는 두꺼운 책이 되겠지요.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제본되지 못하고 낱장으로 뜯겨져 잊히는
유난히 더 소소한 날이 있을 겁니다.
그 소소한 낱장도 일상의 일부이기에 소중히 집어 엮어 보았습니다.
『소소한 날들에게 건넴』은 작가의 일상이나 생각을 담은 시라기보다는 시의 소재가 되기조차 부끄럽다고 생각되는 더 소소한 날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일종의 편지다.
작가는 이 책에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에 대한 소중함과 고단함 그리고 대견함을 표현하며, 일상의 모든 소소한 일들이 모여 결국은 인생을 만들어 간다는 간단한 원칙을 이야기하고 있다.
엄마는 내 볼에 붙은 밥풀을
손끝으로 떼어 주셨다
이건 언제 먹으려고 남겨 뒀어?
손끝이 볼에 닿았다
따뜻했다
아이와 밥을 먹는다
아이의 볼에 밥풀이 붙었다
이건 언제 먹으려고 남겨 뒀어?
손끝으로 밥풀을 떼었다
따뜻했을 것이다
- 본문 중 「소소한 날들에게 건넴」
재회
길이의 역사
그이
봄의 본분
젊음을 목마르게 하는 그 자태
이른 빛 소녀
길 찾기
봄과 같이
지금
겹
강아지풀
꽃의 마음
5월 일기
떨어지는 봄
흔들리는 비
고양이의 존엄
나의 꿈
휴강
신기루
권태
소나기
너에게로의 나를
본능의 밤
불안의 숲
우주보다 먼 곳
짙은
나의 비
깊이 있는 밤
잎의 군상
뜨거운 안녕
건대 이 밤
무명의 숨
시간 밖의 길
위험한 부유물
습기
늦잠
그런 날이 있다
어떤 청춘
하루풀이
깊은 꿈
지친 밤
달팽이의 투정
잡음
간절한 계절
손글씨
벽과 다툼
보통날
마음에 들지 않아
오늘은
모든 너
길
단편
어느 날
새벽의 저편
가만히 앉아서
달과 그림자
마치 인생과 같다
사랑하지 않은 날들
산만한 기억
훔쳐보는 것
우리네 사건
가을이 싫은 이유
현기증
통증
등화관제
여섯 시
티비를 틀면
허언
터부
종이컵
틈의 곁
시대처럼
샛별
산책의 기술
침묵하는
미성년자 관람불가
유리펜스
근사한 기억을 위하여
하루정리
일기
두 시의 길과 나의 길
스스로의 거리
오직 땅고만을 추었다
열대야
고된 하루의 끝
급한 가을
가짜 인생
모든 구석들
정적인 사람
심미의 장
어른의 사랑
돌아보며
그저 그런 멋
적절한 온도
무척 따뜻했던 인사
가짜뉴스
오랜 책과 하루
이런 꽃 같은
더 나은 인사
붉은 달
겨울의 초입
아침, 비
네가 그리우면, 나는
시편
이렇게 깊은
돌아오는 길
상상의 변
동화
여긴 춥다
무뚝뚝한 연필
낭만가
낯선 사람
딸기
자정을 맞이하는 자세
나의 기도문
자러 간다
아무도 울지 않았다
숙취
어른
나는 잡식의 사람이다
이름 없는 사람
밥
N번째 습관
역방향 나
하루와 하루 사이
침범
붕어빵
나의 너
불면증
언제나 죽는 하루
달을 자세히 보려고 눈을 감았다
늦은 봄
소소한 날들에게 건넴
구름을 찍으려던 목적
유일한 평면
이십 대
당신의 하루와 나의 삶
이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