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뒤돌아봐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 시기를 놓치면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것들을 잊고 만다

기억하는 이생과 기억하지 못하는 전생 

그 말없는 생들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본다

[나의 모습은

비겁하고 용감하고

소심하고 대범하고

나약하고 강인하고

조급하고 여유롭고

교활하고 순수하고

사납고 온순하고

···

수많은 모습들 중 그 어떤 것도 진정한 ‘나’는 아니었다. 

눈 깜빡 할 사이에 빠르게 스쳐 지나갈 한 순간의 상태, 마음의 상태였을 뿐이다.

천천히 눈을 떴다.

다시 저 멀리 절벽 아래의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여전히 추락하고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떠올려보는 모습들이다.

그 날들은, 그 시간들과 나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감정과 호기심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어른이 되고 나면 잊어버려야 할 철없는 어린 날의 유치한 생각에 불과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큰 불꽃으로 피어올라야 했으나 이 세상과 세월의 모진 비바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사그라져 버리고만 불씨 같은 것이었을까.

삶은 계속된다.

‘이런, 잊고 있었다. 여전히 용기가 더 필요하다.’ -본문 발췌]

세상 안에서

세상을 넘어서

다시 세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