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저의 성질이 엄마한테서 온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막연하게나마 엄마가 엄마의 책 한 권을 가지고 싶어 하시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기에 작년 엄마 칠순 때 책을 내드리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엄마보다 아이에게 더 신경이 쓰여 입시라는 장애물에 치이고 엄마의 사양이 거들어 결국 미루고 팔순 때 책을 내자고 했었습니다.
올해 부쩍 글쓰기가 버겁다고 하시는 것을 보고 ‘아,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겠구나’ 싶어 용기를 내 보았습니다.
아주 아주 오래 전부터 엄마가 수첩에 조금씩 글을 쓰는 것을 보아 왔지만 여기 있는 글들은 사이버 공간을 돌아다니는 것들만을 모았습니다.
주고받은 메일들, 엄마 블로그의 글들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예전의 글들도 모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의 글들을 정리하며 때론 울고 때론 부끄럽고 때론 한없이 죄송했고 대개는 행복했습니다.
엄마에게 “선물”의 의미로 책을 만들어 드리지만 결국 이 책은 우리 딸 넷, 그리고 가족에게 주는 엄마의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면이 부족하여 모든 글을 실을 수 없어서 잘려져 나간 조각들이 아쉽고, 능력이 부족하여 더 매끄럽게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서운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