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늘 내 발길 가는대로 머무르지 않았다 그것은 바람처럼 흘러가거나, 눈처럼 쌓이는 그리움 같은 것이었다.
나는 바람의 정체도 모른 채 바람을 따라 다녔고, 그 바람 속에서 쌓인 눈을 모아 눈사람을 만들며 세월(歲月) 가는 줄도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다.
바람 속에는 세월의 강(江)을 넘어 내 유년시절의 연이 아직도 내 마음 속에서 날고 있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 내린 눈은 지우개처럼 지나간 시간(時間)을 모두 지워 버렸다. 내 유년 시절의 연은 눈 덮인 세상마저도 모두 지워버리고 하늘을 날고 있다. 하늘을 날고 있는 연은 눈사람처럼 바람을 견디어 내고 있다.
활처럼 휘어진 연줄이 바람을 견디듯, 나도 그렇게 세월을 견디며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닐까!
을미(乙未)년에 태어난 내가 다시 을미(乙未)년이 되는 해에, 나의 그리움들을 모아 노을빛에 비춰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 같다.
하늘 나무
외할머니의 옛날 얘기
묵시(黙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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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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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세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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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그리운 강
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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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깎기
바다
그리움의 흔적
그리움은 또 다른 그리움이 되고
마음
공명
고독
살아 있는 것들
꿈
내가 그리워하는 하늘
내게 그리움이 남아 있을 때
망우리에서
귀향(歸鄕)
시선(視線)
인생 길
당신이라는 나무
안개
면도칼
가을
릴케의 눈
참 좋은 당신
흔들리는 배
커피
봄이 오는 소리
푸라타나스
비둘기
그 사람 이름
소나무
개나리
어떤 마음
어떤 그리움
나무
매미
서예
서경
어떤 사람
흐르는 물
아지랑이
수건
눈
구름
하루살이
정든 사람들
바람 앞에서
장마
노을을 보며
나무가 되어 서 있는 것은
사람이 그리워지면
대패
버리고 싶은 것들
봄꿈
다리
청평호를 지나며
무상
무상 근처
춘천으로 가는 길
첫 눈 오던 날
청평역에서
강화에는
바람만 탓하며
낙관을 새기다가
인동(忍冬)
후기(後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