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로 다져진 옹골찬 문장력을 바탕으로 빚어낸 임수진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임 작가는 2004년 월간 『수필문학』 9월호에 수필 「아름다운 화석」으로 등단했다. 수필집 『나는 여전히 당신이 고프다』, 『향기 도둑』 등을 출간했고 구미문학예술상, 현진건문학상 신인상, 경북일보 문학대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임수진 작가의 소설은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각이 돋보이는, 그러나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삶의 소중한 진실들을 예리하게 터치하고 있다. 첫 소설집이지만 독자들에게 짙은 문향(文香)을 선사할 책으로서 『언니 오는 날』은 손색이 없을 것이다.
수필로 다져진 옹골찬 문장력을 바탕으로 빚어낸 임수진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임수진 작가의 소설은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한 시각이 돋보이는, 그러나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삶의 소중한 진실들을 예리하게 터치하고 있다.
임 작가는 2004년 월간 『수필문학』 9월호에 수필 「아름다운 화석」으로 등단했다. 수필집 『나는 여전히 당신이 고프다』, 『향기 도둑』 등을 출간했고 구미문학예술상, 현진건문학상 신인상, 경북일보 문학대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작가의 표현처럼 ‘인간 본질에 충실하고 본성을 거슬리지 않으면서 최선을 다해 살아내려는 사람들’이다. ‘힘의 논리로 당할 수 없는 선함’이 있는 그들의 진득한 인생 이야기 속에서 깨달음의 향기를 찾아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보디빌딩에 온 힘을 쏟아부으며 살다가 불의의 사고로 인생을 망친 한 남자의 이야기와 자신만의 영역 안에서 특별한 일에 중독된 사람들의 일상을 적절히 교직해낸 쌉쌀한 작품(삼각김밥을 먹는 동안)이 들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생존의 끝자락에서 근근이 성장한 자매, 희생양으로 살아가면서도 말없이 간난을 견뎌내는 언니의 어두운 인생을 은밀한 문신처럼 살짝 들춰내는 작품(언니 오는 날)은 시종일관 독자의 오감을 사로잡는다.
불임으로 인해 불안정해진 한 가정에서 가출한 아내와 외도에 빠져든 남편의 일상을 다룬 소설(중독)에서는 펀드매니저에서 옮겨간 주인공의 새로운 직업이 이채롭다. 어린 날 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주인공의 아주 특별한 일상을 다룬 작품(푸른 문)과 고부간의 애증(愛憎)을 세밀하게 터치해낸 소설(틈) 또한 독자에게 아릿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병고에 시달리는 남편을 대신해 남의 집 유모로 들어가 사는 비운의 여인(노란 비옷)의 일화는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불우한 인생의 눈물 젖은 일기장처럼 읽힌다. 미화원 여성에게 찾아온 일확천금의 행운 이야기(뜻밖의 행운)는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행운’이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언니 오는 날』은 임수진 작가의 첫 소설책이지만 독자들에게 짙은 문향(文香)을 선사할 완성도 높은 작품집으로서 손색이 없다. 작가의 소박한 바람처럼, ‘모든 이들의 아침에 그늘이 없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삼각김밥을 먹는 동안
언니 오는 날
중독
스멜 헌터
푸른 문
틈
매미의 시간
노란 비옷
뜻밖의 행운
축제는 진행 중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