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수풀 속을 풀어헤치고 나온 이미란 작가의 첫 시조집.
단아하고 선이 고운 우리의 한복 같은, 그 특별한 감성으로 초대합니다.
‘시조’라고 하면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진부하고 지루해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시대의 것이라 치부하고 장롱 속에 넣어 두기만 했던 애달픈 이야기들입니다. 그 먼 과거의 이야기에서 이미란 작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을 비추어보고, 새로운 감성과 표현, 형식으로 시조의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이제 만나 볼 여러분들의 시조는 어떤 속삭임입니까?
보아도 붙잡지 못해 저만 홀로 외로이
달팽이 등껍질을
이고 가듯 투명한
스스로 제 몸을 밝히는 불멸을 끌어안다.
- 〈금환 일식〉, 본문 중에서 -
그대와 나 둘이서
풍뎅이
그 여자의 집 옥탑에선
생활 속의 경제
향수
그림자 달빛 죄기
서시
온전히
홍대의 밤
밤배는 떠나고, 밤은 우수에 젖는다
봄의 미증유
포화점
유리 천장 I
유리 천장 II
생활의 발견
들녘엔 비 내리고, 또 무지개 뜨고
하루살이
하늘말나리
변방에서 우짖는 새
뜨거운 평창
너와 나 사이에 이르는 길
다시 찾은 무진 길
옷에 대한 소고
어머니
남이섬의 여름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레시피, 스타카토
FTA의 비명
고맙습니다, 인삼
그래도 다시 한번
기차는 밤에 떠나고
꽃신
꿈꾸는 오리
끈적이는 저녁 커피에 젖는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서서
수선화에게
외등
그림이 있는 풍경
동백꽃 언청이
추사를 사랑하며
채송화
하루
명동백작
월곶포구
청둥오리
가을 들녘에서
나비
풍차의 언덕
경주를 다녀와서
T. S. 엘리엇에게 말을 걸다
ㅊㅅㅊㅅ 곰탕
스마트폰 후기
목련의 꿈
49제 천상 길을 밝히다
사계 주의보
공전 시계
경복궁
겨울 수채화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
은하로 가는 열차
거미줄
홍매화
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달콤하고 상큼한 유자차와 함께
냉이 된장국
그날 3·1절
유자 또는 탱자에 대하여
히말라야의 외로움
광염 소나타
권면의 메시지
끊임없는 역동성의 시험 사물 인터넷
네거리 건너 파란색 옷 수선 가게
동물원
땀에 절은 냉장고
로봇 K와의 대화
동백의 정원에는
3막 4장
UFO
바람이 전하는 말
우체국
골뱅이 무침
간판이 많은 길은 수상하다
고려청자 앞에서
공기 청정기
광고 그 불편함에 대한 진실
바둑
호모사피엔스 사피엔스
톡톡톡 아다지오
거울
11월의 크리스마스
광대 연가
변신
치자꽃 이야기
하회탈
민달팽이
백년초
보고 싶은 울 엄마
잠실 교회를 다녀온 후
푸른빛의 혀
금환 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