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없이
주어진 대로 살다가
예상치 못한 장면
눈에서 뭉클함이 쏟아지는 경험을
좋아합니다.
그런 시간들이 낳은
시와 사진을 모아서
당신께 전합니다.
당신의 고운 마음 곁에
가만히 닿길 바라며….
- 〈시를 권하며〉 중
“나는 눈물이 마르지 않는 가슴으로 시를 쓰며 살고 싶어요. 그게 내 인생, 내 소원, 내 사명이라 믿어요.”
이건우는 자신의 삶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가슴이 닫혀 있고 죽은 것처럼 살아가던 사람들이 깨어나고 살아나는 현장에 함께하는 것을 가장 행복해한다.
그는 사람의 영혼이 잠들어 있는 상태에 대해 무지하고 그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것을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시는 인간의 죽어감이나 죽어 있음에 대하여 통찰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살아남과 살아 있음에 대하여도 담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살기를 반복하는 과정 자체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그의 시는 맑고 시원하며 따듯하고 아프다. 마치 우리의 잠든 영혼을 조용히 흔들어 깨우듯이….
시를 권하며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께로
당신을 부름
봄 땅
들린 소리
제자의 고백
네가 듣고 싶어
당신 그저
당신을
당신
당신 그리다
당신의 웃는 얼굴
엄마의 각본
나를 위해 피는 꽃
김기임 / F 74
아버지 가시다
마음이 차가울 때는
눈 내리는
목마름으로 걷다
벙어리
노예 근성
공존(共存)
두 사람
이간자(離間者)
돌아감
나를 잊지 말아요
마음을 바꾸다
이별하는 방법
마음 고이다
나의 선생님
배회
노을이 지는 시간
보첼리에게서 듣다
겨울 마음
가벼이 여기다
거울 속에 난
당신을 거절하는 까닭은
당신을 청하지 않는 이유
내 떠나감 알았더면
이별
사람이 되고 싶다
본연(本然)
두 여자
분화
주님 내게 오셔서
위안(慰安)
웃지 않으신데
당신이 나에게 오시면
흑(黑)과 백(白), 회색(灰色)의 대화
거울
인생(人生)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소나기
로마에 왔다
거짓말
절구통에 담기다
받아쓰기
구멍 난 양말
자화자족(自化自足)
봄 내린 겨울 숲길에서
동화를 믿음
외로운
잃어버린 우산
가을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