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노휘 소설가의 두 번째 단편집, 『투마이 투마이』
투마이(Toumaï, Sahelanthropus Tchadensis)란 2001년 차드의 주라브 사막에서 발견된 영장류의 두개골 화석이다. 한동안 과학교과서에서 인류 최초의 조상이라고 가르쳐 왔던 유인원은 1970년대에 발견한, ‘루시’라는 애칭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이다. 고고학계는 인류의 조상인 이브를 찾았다면서 흥분했지만 30년이 지난 뒤 인류고고학사를 다시 써야만 했다. 무려 700만 년 전의 투마이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투마이는 그 지역 원주민의 언어로 ‘삶의 희망’이라는 뜻이다.
이번 소설집 대표 제목을 정해야 했을 때 나는 자연스럽게 ‘투마이 투마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말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투마이 투마이』는 현실원칙/세상의 이치라고 부지불식간 믿었던 것에 대해 그것을 중단시키고 낯설게 하는 어떤 불확정성이 결정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작품 수록 단편들이 대개 이 경계와 급전의 순간을 전경화한다. 이것은 영화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2008)의 유명한 슬로건 “질서 없는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Welcome to a world without rules)”는 선언을 전면적으로 수긍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사건들이다. (…) 지상과 지하 어느 쪽과도 무관치 않은 그 경계의 존재들을 극적으로 환기하는 소설집이라는 점에서만큼은 독보적이다.
- 조형래(비평가, 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의 ‘작품 해설’ 중에서
차노휘 소설가의 시선은 웅숭깊고 따뜻하다. 비루한 삶이나 극한에 내몰린 군상들을 형상화하는 게 소설가의 사명 중 하나라고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웅변하고 있다. 집요한 취재를 통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문체로 가독성 있게 전개하여 작품을 읽는 내내 소설 미학의 정수를 맛보았다. 오랫동안 묵직한 여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 강성오(소설가)
작가의 말
1 플라스틱 생리대
2 운행구간
3 루어
4 사발
5 열쇠구멍
6 통(桶)
7 쥐 떼
8 올가미가 날다
9 두껍아, 뚜껍아!
10 검정
11 숨바꼭질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