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에세이 틀에서 벗어나 ‘잡지’ 형식으로 엮어낸 『틈새비밀』은,
그림과 글이 어우러져 읽는 재미와 함께 보는 재미도 더하고 있다.
“대한민국 수필작가” 윤미영 저자의 감성과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다.
“진정한 소통은 말 없는 눈빛이다.
어떤 말보다 간절하고 진실한 점성을 가지고 있다.
글빛도 소통의 끈이 되기를
새로운 연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눈빛이 맑아져야 글빛은 깊어진다.”
주목은 단벌 신사다. 장구한 여정, 숱한 계절의 변화에도 푸른 옷 한 벌이 전부다. 긴 가뭄에 몸이 타들어가고 뿌리가 허옇게 마르지만 신사답게, 신사여서 푸념 한마디 못 하는 듯하다. 잎차례가 의외로 야들하니 부드럽다. 심성 깊고 따뜻하여 욕심 없이 살아가는 자연인이다.
주목은 귀를 연다. 바람을 회유하여 지리산과 주변 소식을 듣는다. 노고단의 구상나무가 긴 가뭄에 말라서 죽어 간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애가 탄다. 빗물에 몸을 씻고 마음껏 물을 마셔 본 적이 언제였던지. 정작 자신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산천이 이렇게 타들어 가니 기우제라도 지내야 된다고 외치는 것 같다.
-지리산 바래봉 가는 길 中
주상절리는 무채색의 침묵이다. 해파와의 전면전에 불리해 보이지만 투지로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현무암은 바람만 스쳐도 아린 할머니의 뼈마디처럼 구멍이 숭숭하다. 참을 만한지 묵묵부답이다. 저들이 맹난자 작가의 책 제목처럼 “나 이대로 좋다”라고 낮게 외치는가 싶다. 뿌리의 힘으로 버티고 선 절리는 외강내유의 모습이다.
- 바다에 핀 꽃 中
프롤로그 조도를 찾아서…
Essay 1
1. 개목開目
2. 치술령의 봄
3. 지리산 바래봉 가는 길
4. 금강송 숲길
5. 숲의 아이
6. 설악의 자연인
Essay 2
7. 접점
8. 정상영업중
9. 클릭Click
10. 과속방지턱
11. 라테 사랑
12. 구피에게 배우다
Essay 3
13. 나무손
14. 검은 이팝나무
15. 바다에 핀 꽃
16. 브레이크 타임
17. 목향木香
18. 바다를 향한 기도
Essay 4
19. 틈새비밀
20. 소로
21. 지리산 통천문
22. 고독한 야수
23. 광기의 눈빛
24. 로딩 중
Essay 5
25. 오유지족吾唯知足
26. 채비
27. 해낭奚囊
28. 수태樹苔
29. 아들의 방
30. 세월의 화장
31. 섬
32. 그렇지 잘했어
33. 감만동 학당
34. 안과를 내려오며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