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설레야 사랑이다』는 지금까지 절반의 삶은 타인들과 주변인들을 위한 삶이었다면 앞으로의 삶은 나를 채우는 삶을 살아가겠다는 마음의 외침입니다. 이 시대 장년들의 새로운 사랑을 위하여 이 시집을 바칩니다.
전남주 시인은 수많은 친구를 소환한다. 인사를 건넨 친구(「아침인사」), 삼십 년 만에 만난 동창(「그대로」), 수화기 너머 들리는 친구의 콧소리(「나들이」), 산더미 같은 걱정을 받아주는 십년지기 친구(「눈덩이」), 알몸으로 풍덩풍덩 물장구질 치던 친구(「동네 친구」), 이 친구들을 “오늘도∕ 맬겁시 무담시∕ 칭구의 전화를 기다린다”(「칭구」) 그의 기다림은 틈을 여는 일인 것이다. 이 틈을 열기 위해서 “열 일을 제치고 찾아 준 친구라며∕ 열 번의 막걸리를 채운다”(「열 일을 제치고」) 또, 당신과 어머니를 소환한다. 떨어지는 빗방울에서 당신의 목소리(「빗방울」), 안부를 물을 때가 행복한 것(「당신을 보내고」)을 부른다. 과거의 소환은 조금의 시간을 여는 일이다. 이렇듯 시인이 사람들을 호출하는 것은 사랑을 위한 노래다.
‘미리부터 떨리는 심장의 울림’이란 아직 오지 않은 사랑에 대한 예감이다. 현재의 비극을 깨치고 틈과 시간을 여는 사랑은 인위적인 약속을 허락하지 않는다. 잠시 만나고 소멸되는 열정이 아니라 사람들의 약속을 넘어서는 영원한 사랑인 것이다. 전남주 시인의 시는 늘 자기 혁명을 꿈꾸는 일이다.
-노철(문학평론가)
시인의 말
1부 설레야 사랑이다
꽃눈
못난 도둑
못난이
비 울음
빅 데이터
빗방울
빗방울 2
설레야 사랑이다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어쩌자고
예정된 이별
이른 낙엽
잊혀지는 중
조금
중년의 사랑 노래
차가운 강
첫눈 오는 날
크루즈와 우주선
함께만 있어도
향기
향기와 나비
2부 전두엽의 함성
南으로 가는 길
눈 내리는 밤
두려움
뒷북
또 한 번의 사랑
불쾌
샤워 하면서
습한 벽지
아침 인사
얕은 지식
전두엽의 함성
졸작
한 번의 마주침만으로
한숨
3부 열 일을 제치고
게르마늄 팔찌
그대로
나들이
눈덩이
동네 친구
무한상상 정 작가
봄비
열 일을 제치고
주머니
흰돌과 검돌 사이
칭구
4부 아궁이 눈물
곰발딱지
당신을 보내고
마음의 저울
메주 쑤는 날
불효자는 웁니다
아궁이 눈물
아폽토시스
우리 동네 방앗간
제주 살이
햇볕 한 장
홍시의 주인
5부 마트료시카
길고양이
낙엽
달과 별
도라지꽃
마트료시카
말 대접
비와 바람
설거지
스파크
아침 먹이
유리 뚜껑
인공지능 아리아
태풍 예보
판도라
풀의 비명
히말라야시다 꽃
시평
자기 혁명의 꿈과 자궁의 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