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시인가 싶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그것들이 시로 보이는 경험이다. 이 시집에는 시에 대한 생각을 드러낸 ‘시에 대한 시’를 포함하여 시를 바라보는 생각들이 있다. 자기를 알고자 언어에 머무르면서 자기표현을 시로 보는 생각들이 있는 것. 섣부른 정착을 거부하는 생각들이 언어를 얻어 시가 되면 미지의 울림이 뚜렷이 남기도 한다. 시가 지니는 정서가 있다면 그 가운데 있을 것이다.
눈이 내렸다
남도에
북도에서는 더 심했을 것이다
망각이,
눈이 또 내렸다는 식의 은폐가
생각은 그저 언어를 동원하는 것으로는
스스로를 따라잡을 수 없다.
생각을 언어로 표현한다는 생각이,
생각이 언어에 머무는 기분을 가리면
시를 바라보는 눈이 감기고
탐닉은 동력을 잃는다.
불확실성의 동력을.
관념으로 고정되지 않는
변성變成의 생기를.
후기 中
자서
2021년 씀
결어結語
정신
적심赤心
하우夏雨
여름
창밖
고독
백지
새똥 보다
바다
없는 입이 있어
레이디버그
그 말은 그 말이다
여기 있는 외계
피아노
빌헬름 해머쇼이
꿈속의 꿈
사의 찬미
카오스로 오시는 길
추백追白
만종
제논의 역리
듣는 방
눈 내린 풍경
정수라는 것
귀歸
코다리찜 드시던
하늘나라
별에서 님을 떼다
칵테일
그렇게 잊어
달과 표정과 어둠과 방귀
피트 몬드리안
오백나한상
당신
중심
풀밭으로 가는 열쇠
회고
무제無題
호수 섬 이니스프리
경계선은 가상이다
시시포스를 위하여
시시포스 우화
자연인
남전참묘南泉斬猫
부재하는 변화
더 월드 이즈 낫 이너프
꽃이 피었다는 것
의식의 몰성沒性
담과 길
물불천론物不遷論
또
2020년 씀
연말을 맞아 짚어보는
균형으로부터의 자유
2020년 성탄절에
염주를 더터
심야의 카페
방황하는 물질
불시不時라는 물질
기묘한 연속
웃음
한 줄기 뜨끈한 혼란
신부님
프리다 칼로
돌에 들다
풀은 웃는 중
사회적 개인의 종교적 본질
망연함에 관하여
산사에
연도煉禱
사랑의 척도
천사의 그림자
단순한 산행
홀치기
팬을 파는 홈쇼핑의 두 여인
부고와 조종
미안하다는 것은 이미
항일무장투쟁, 믿음
아내의 어머니
가장 기본적인 사랑의 논리
비현실
외로움
2019년 씀
동일서정冬日敍情
데피니션
그림만 남다
재현되지 않다
레슬러의 무덤
순수
마그리트
몰沒에 대하여
아티타야의 개들
방콕에서
봉쇄수도원
허공의 밀도
행복한 눈물
에드워드 호퍼
장대같이
꿈꾸는 테레즈
뭉크의 절규
죽음과 소녀
오지奧地라고들
이 시는
소록도에 사슴이
코
후쿠시마의 미소
이호해변
나무
오브제
추론秋論
거북공원 두 시간 걷기
정물
무애
보이는 미지
각却, 각覺
대화가 필요해?
자신감
불립문자
곰솔
대입
서곡
경주 기림사
선암사
불문
자유를 찢다
산사람
아날로지
기시감
당신
가죽
모노레일
평행의 구간
편의점 식사
수묵에 묻다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
잘 눈 똥
맹꽁이
석불
간단한 이해
서산
공항, 카페, 창가
기내, 구름, 강우
이창
꽃과 법
내 이름은 아니지만
메타옵틱스
트윈타워
텔레비전이 좋다
디테일
엔젤리너스
부록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