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진은 건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건축을 배우고 업으로 삼으면서 도시와 공간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일에 담뿍 빠져들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시계에 관심이 생기게 되고 이 손목 위의 작은 세계를 사진으로 담기 시작하면서 내 사진의 피사체가 일견 일상의 공간에서 동화 속 이야기로 옮겨간 듯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계와 건축의 두 분야는 그 엄청난 스케일의 차이에도 불고하고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공학과 예술이 만나는 언저리에 위치한 산업이라는 점이다. 지극히 공학적인 메커니즘으로 작동되는 두 분야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시대와 문화, 예술을 품으면서 그 가치를 지니게 된다. 바우하우스에서 비롯된 건축과 시계를 동시에 발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시계가 좋은 또 한 가지 이유는 인간다움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부품 하나라도 시계를 움직이는 필수요소이며 부분이 이루는 전체를 작동시키기 위해 모든 부품이 긴밀히 상호작용한다. 작은 것이 소중히 여겨지는 동전만한 무브먼트. 그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발견하기도 한다. 근래에는 시계를 단지 사치품 혹은 과시의 도구로 쉽게 인식하기도 하지만 내 손목에 있는 시계의 가격보다 그 시계가 담고 있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하나의 예술분야로서 그 문화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면 꼭 비싼 시계를 사지 않더라도 충분히 시계가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시계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고 전하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
VACHERON CONSTANTIN | HISTORIQUES AMERICAN 1921
06 · 17
OMEGA | SPEEDMASTER PROFESSIONAL
18 · 27 , 92 · 93
IWC | INGENIEUR AUTOMATIC
28 · 39 , 62 · 67
CHRONOSWISS | GRAND REGULATEUR
40 · 47
GLASHUTTE ORIGINAL | PANOMATICLUNAR
48 · 57
ROLEX | COSMOGRAPH DAYTONA
58 · 67
IWC | PILOT MARK XVII : LE PETIT PRINCE
69 · 77
ROLEX | SUBMARINER
78 · 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