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김응길 시인의 제16시집은 시인이 30여 년간 걸어온 교육자로서의 사랑과, 등단 이후 27년 동안 고독하게 갈고닦아 온 시적 탐구의 총체적 결산이다. 속도와 효율성만이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 그의 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내면을 돌아보게 만드는 ‘쉼표’이자, 번잡한 욕망을 내려놓게 하는 ‘비움의 안내서’이다.
그의 시는 나태주 시인의 소박함과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동시에 닮아 있으면서도, 백마강 변에서 길어 올린 그만의 독창적인 ‘서정적 원심력’을 잃지 않는다. 제16시집의 출간은 김응길이라는 한 거장 시인의 건재함을 알리는 기쁜 소식인 동시에, 한국 시단이 소중히 보존해야 할 따뜻한 감성의 영토가 더욱 넓어졌음을 의미한다. 독자들은 이 시집의 책장을 넘기는 순간, 마음속 빈 공간으로 불어오는 따스한 봄바람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김응길 시인의 제16시집은 지난 제15시집 『너는 서로의 계절이었다』(2026)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존재의 완성’과 ‘자연과의 완벽한 합일’을 노래한다. 이 시집이 성취한 예술적 고지는 크게 세 가지 층위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은유의 단순화와 깊이의 심화
초기 시집들이 구체적 감각과 추상적 사유의 결합을 통해 눈부신 은유를 생성했다면, 제16시집은 은유 자체가 극도로 정제되어 마치 맑은 우물물을 보는 듯하다. 언어의 수식어를 최소한으로 줄여, 겉보기에는 초등학생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쉽지만, 그 이면에 담긴 철학적 잔영은 독자의 마음에 오랫동안 머문다. 이는 노년의 시인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고결한 형태의 ‘형식적 완숙함’이다.
둘째, ‘덜어내기’에서 ‘온전한 머묾’으로의 이행
이전까지의 시가 무언가를 비워내기 위한 고통스러운 실천의 과정이었다면, 제16시집은 이미 비워진 마음의 도가니 속에 자연의 순리가 그대로 흘러 들어와 머무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경지를 보여준다. 백마강의 물결과 부여의 바람은 이제 시인의 외부 풍경이 아니라, 시인의 호흡 그 자체가 되었다.
셋째,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위로의 확장
제9시집 『파도』가 초중고 추천 도서로 선정되며 청소년과 젊은 층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던 것처럼, 이번 제16시집 역시 세대 간의 벽을 허문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정서적 고립감을 느끼는 청년 세대에게는 아날로그적 서정의 따스함을 건네고, 은퇴와 노화를 겪으며 상실감에 빠진 시인의 동세대(베이비부머)에게는 생을 긍정할 수 있는 용기와 위안을 준다.
우산 김응길 시인의 제16시집은 시인이 30여 년간 걸어온 교육자로서의 사랑과, 등단 이후 27년 동안 고독하게 갈고닦아 온 시적 탐구의 총체적 결산이다. 속도와 효율성만이 강조되는 현대 사회에서, 그의 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내면을 돌아보게 만드는 ‘쉼표’이자, 번잡한 욕망을 내려놓게 하는 ‘비움의 안내서’이다.
그의 시는 나태주 시인의 소박함과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동시에 닮아 있으면서도, 백마강 변에서 길어 올린 그만의 독창적인 ‘서정적 원심력’을 잃지 않는다. 제16시집의 출간은 김응길이라는 한 거장 시인의 건재함을 알리는 기쁜 소식인 동시에, 한국 시단이 소중히 보존해야 할 따뜻한 감성의 영토가 더욱 넓어졌음을 의미한다. 독자들은 이 시집의 책장을 넘기는 순간, 마음속 빈 공간으로 불어오는 따스한 봄바람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서시序詩
흐르는 마음에 숨결을 얹다
제1부 마음에 흐르다
생일 선물
보통의 부활
아파트
낙화경落花經
헌책방에서
조화調和
우리 사이
요리
화려한 침몰沈沒
푸성귀
시의 탄생
뒷자리
혈맥血脈
빛이 기울면 그림자는 사라진다
귀농歸農
구명정
받아쓰기
자절自切에 대하여
보수의 몰락沒落
윤슬로 갈무리하다
4월의 고백
시인의 새벽
그루터기
30대 그 계절
비난非難의 굴레
나무의 고백
제2부 숨결에 머물다
불통不通
그대
수평선
침묵의 강
사라지는 것은 향기가 된다
길을 바꾸면 마음이 핀다
윤슬의 이야기
손주의 낮잠
우후청산雨後淸山
닻을 내리다
진달래의 노래
틈
책들의 밤
진달래꽃
바람은 그냥 분다
뜨겁게 피어나라
민들레
필적筆跡
영화의 소리를 지워라
로터리의 성찬
그림자를 접다
봄비
늙은 벚나무에게
각오覺悟
안부安否
들여다보기
제3부 피어난 온기
자연의 일침
풀잎
키링
꽃잔디
사랑을 위하여
홀씨를 위하여
죽여야 사는 것
사월의 여백餘白
휴休
줄무늬 고백
이야기 할머니
순리를 쓰다
마침표의 의미
ㅁ에서 ㅇ으로
밤
정情
기도
이렇게 사는 거다
유실물
생존生存
사람이 좋다
이상기온
노을빛을 안다
라일락
중년
봄 가뭄
제4부 여백을 채우며
동행同行
붉은 장미
금계국
불통不通
보리의 부활
아카시아 연가
교사의 굴레
묵묵부답默默不答
백마강의 한낮
스승의 길
거룩한 무덤
혼밥
식탁 위의 가시나무
큰 것이 되려면
숨결
칼날은 옆에 있다
사춘기의 하루
삶은 기다림입니다
독도
봄물 들다
이순耳順
청춘
맹물 한 잔
생김새의 이유
손주에게
대중목욕탕
제5부 하나로 흐르기
나무
그해 여름밤
독서
누구나 신이다
오독誤讀
수건과 걸레
아부
한경미화원
나의 길
모란
벽壁
때가 되면
흔들림
풍경을 보다
뜨개 인형
부동不動
괜찮아유
하나 되기
독무獨舞
홍시
또 핀다
존재의 이정표
감
평온을 위하여
심연의 기원
용서는 빛이다
비움과 채움의 미학 그리고 일상에서 길어 올린 서정적 원심력
[참고] 김응길 시인의 주요 작품 연혁(제1시집~제16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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