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가 멈춘 곳이 ‘한낮의 정원’입니다
쉬어 가라고 이곳에서 이적지 기다려 준
하늘과 땅 그리고 나무와 돌과 연못을
휘돌다 흩어지는 바람에 실려 온 내음과
태짓들이 삶을 닮아서 머무르려 합니다
살아가다가 마음에 고이는 것들이 많을 때
입을 열어 말하는 대신 글을 쓰게 됩니다
삶이 아름답기만 했다면 글이 되지 않고
듣기 좋고 옮기기 쉬운 말이 되었겠지요
말이 되지 못한 글이 모여 줄 서기 할 때
알약을 삼키듯 썼던 글들을 모아서 ‘수필’
아주 낮은 소리로 이름을 불러 봅니다
- 여는 글 중에서
살아가는 이유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태어났다고 믿으면 ‘그냥저냥 살지요.’라고 생각해도 되지만 때로는 이름을 붙이고 싶은 일이 있다. 젊은 날에는 모든 일이 우연이라고 믿었던 것처럼 당당하게 책임지지 않아도 좋았다. 이제 50~60대 사이에서, 살아온 이력이 필연이라고 담담하게 중간 점검을 한다. 시간이 더 흐르고 흘러서 우연이라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모든 일들이 필연이라 믿고 좀 더 정중하고 단정하게 살아야 할 것 같다.
- 본문 중에서
여는 글
제1부 나로부터 시작된 언어
1. ‘고령 사회’ 보고서
2. 편지에게 편지가
3. 자랑스럽고 슬픈 이별
4. 방송을 통해 열리다
5. ‘근대역사문화도시’ 시민으로
6. 보내는 마음 & 맞이하는 마음
7. 복실이의 눈물
8. 뜨거운 여름날 피카소와 만나다
9. 이야기가 있는 여행으로의 초대
10. ‘헬무트 뉴튼전’을 보고
제2부 다정多情도 병病 ‒ 한낮의 정원庭園
1. 이름 모를 풀들을 위하여
2. 빼어난 새鳥
3. 가을, 숨 쉬다
4. 삼 형제 이야기
5. 우울증
6. 아쉬운 마디를 다행多幸으로
7. 부모님 합제合祭 날에
8. 무엇이 중한가
9. 어떤 배우
제3부 방송을 통해 보는 세상 ‒ 망원경 & 현미경
1. 뉴스 만평
2. 코로나19
3. 마흔세 번째 기념식
4. 기회機會
5. 변호사 우영우
6. 코로나19 영웅들
7. 우리의 오월은
8. 노래가 되다
9. 로컬푸드
10. 과거를 기억하는 도시
11. 이 마음과 저 마음
12. 제목 없는 역사
13. 매국노의 아들, 애국자
제4부 이야기가 익는 마을 ‒ 이야기는 이야기
1. 영, 긴 동그라미
2. 청군 백군
3. 쉼표 그리고 마침표
4. 자리
제5부 편지 & SNS ‒ 마음에게 마음이
1. 동서남북과 우리를 위해 삼보일배三步一拜
2. 포도송이로 열리는
3. 초추初秋의 길목에서
맺는 글